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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예선, 고척돔은 참사 아닌 기적의 장소로 바뀔 수 있을까
입력 2019-02-16 06:59 
지난 2017년 3월 고척 스카이돔 모습. 이때 고척돔에서는 전 세계 야구팬들 시선을 끈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조별예선이 열렸지만 안방에서 한국이 탈락하며 씁쓸함을 안겼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김경문호 한국 야구대표팀이 고척 스카이돔에서의 첫 쾌거를 달성할 수 있을까.
김경문 감독이 이끌 새 야구대표팀이 본격적인 출항을 앞둔 가운데 그 첫 무대이자 시험대인 프리미어12 2회 대회도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최근 예선 조 편성 및 비디오판독 도입확정, 승부치기 유지 등 관련 소식을 속속 전하는 중이다. 오는 4월 세부일정도 확정될 전망이다. 본 대회는 11월 열린다.
예선의 경우 3개 지역에서 개최된다. 미국과 멕시코가 포함된 A조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일본과 대만이 속한 B조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다. 그리고 한국은 쿠바, 호주, 캐나다와 함께 C조에 편성돼 고척돔에서 경기를 한다. 예선 상위 2개팀이 일본에서 슈퍼라운드를 펼친다.
한국은 디펜딩챔피언으로서 나아가 우승을 꿈꾼다. 다만, 그보다 먼저는 도쿄올림픽 진출권 획득이 우선이며 이를 위해서는 조 예선 통과가 1차 목표다. 그런데 조 예선 통과에는 다른 의미도 내포된다. 바로 고척돔 국제대회서의 첫 낭보다.
지난 2015년 개장한 국내 최초 돔구장 고척돔. 하지만 한국 야구대표팀의 첫 기억은 쓰라리다. 야심차게 홈에서 치른 지난 2017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서 1승2패로 허무한 예선탈락을 경험했다. 대만전서 승리해 꼴찌는 면했으나 안방에서 열린 축제서 구경꾼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는 이른바 ‘고척참사로 명명돼 야구대표팀 대표 흑역사가 됐다. 성적은 물론, 선수들의 불성실한 태도까지 도마에 오르며 호된 비판에 직면했다. KBO로서도 첫 국제대회 개최라는 의욕을 내비쳤으나 각종 악재 속 흥행과 평가 모두 잡지 못했다. 국내에서의 야구 국제대회 초석이라는 의미 또한 퇴색됐다.
이후 예정된 국제대회가 없어서 이 고척참사 네이밍은 사라지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오는 11월, 고척돔이 다시 한 번 국제대회를 개최, 그 명예회복이 가능해진 것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오는 11월 다시 열리는 고척돔 국제대회 프리미어12 예선서 WBC 아픔을 씻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사진은 대표팀 선수들이 2017년 3월 고척돔에서 열린 WBC 예선 첫 경기 이스라엘전을 패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사진=MK스포츠 DB
한국 입장에서 이번 프리미어12 예선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다. 악몽의 고척참사 기억을 씻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 한국야구의 영광의 장소들은 그 후대에도 좋은 의미의 이름으로 기억된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시드니,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의 방콕을 시작으로 2000년대 중반 WBC의 연속성공을 이끈 도쿄돔, 미국 에인절스 스타디움. 그리고 한국야구 최고의 기적이 쓰여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베이징까지.
하지만 부정적인 성적 내지 과정이 있는 곳은 여전히 기억이 그대로다. 올림픽예선 삿포로 참사, 아시안게임 도하 참사, 결과와 달리 선수선발 과정이 문제됐던 지난해 아시안게임 자카르타-팔렘방까지. 국내최초 돔구장으로서 향후 한국야구 대표성지가 될 자격이 충분한 고척돔도 이처럼 대표팀 한정 부정적 아이콘에 속해 있다.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는 물론 2020년 올림픽이 궁극적인 목표인 한국대표팀은 약속의 땅이 도쿄, 요코하마, 지바 등이 되길 바란다. 다만 그 전에 국내에서 다시 열리는 이번 고척 예선도 중요하다. 고척참사가 고척의 기쁨, 나아가 고척의 기적으로 바뀔 수 있을까.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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