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입 미니밴 제왕` 혼다 오딧세이, 가족용 `슈퍼밴`으로 진화
입력 2019-02-15 15:16 
[사진제공 = 혼다코리아]

현대 팰리세이드, 쌍용 렉스턴 스포츠 등 대형 SUV들이 돌풍을 넘어 태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기 비결은 '가족'에 있다. 5~7명을 모두 태우고 짐도 가득 실을 수 있는 공간 활용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기존 세단이나 소형·중형 SUV는 엄두도 내지 못하거나 간신히 흉내만 낼 수 있는 강점이다.
여기에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안전성은 물론 아이들이 편하고 재미있게 차를 탈 수 있도록 만드는 편의성도 갖췄다. '대형 SUV=패밀리카'라는 공식이 성립될 수준이다.
그러나 패밀리카의 원조는 미니밴이다. 6명 이상 움직일 때 적어도 두 대 이상 필요한 세단과 달리 한 대만 있어도 11명까지 태울 수 있다. 여행 가방이나 선물 보따리 등 많은 짐도 싣을 수 있다. 온 가족이나 두 가족이 한 대의 차로 움직이는 주말·휴가·명절 때 가장 사랑받는 이유다. 부피가 큰 텐트 등 캠핑용품을 싣고 온 가족이 떠나는 오토캠핑용으로도 인기다.

이름만 '미니'지 실제는 '슈퍼'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국내 미니밴 시장을 장악한 모델은 기아 카니발이다. 현대 트라제XG가 2007년 단종된 뒤에는 독주 체제를 공고히 했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카니발이 장악한 미니밴 시장의 틈새를 공략한다. 대표 모델은 미국에서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혼다 오딧세이다.
오딧세이는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기원전 700년께 쓴 장편 서사시(자연이나 사물의 창조, 신의 업적, 영웅의 전기 등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 형태의 시)다.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해 귀향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모험담을 그렸다.
혼다 오딧세이에는 "온 가족이 모험에 나서라"는 뜻이 숨어 있는 셈이다. 오딧세이는 도요타 시에나와 함께 미국에서 미니밴 양강구도를 형성하면서 '가족을 위한 최고의 미니밴' 타이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딧세이는 1994년 북미시장에 출시된 뒤 매년 10만대 이상 판매된데다 지난 2013년에는 미국 시장 미니밴 1위에 올랐다. 또 미국 대표 시사주간지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뽑은 '가족을 위한 최고의 미니밴'에 6년 연속 선정됐다. 또 미국 고속도로보험협회(IIHS) 평가에서 미니밴 클래스 최초이자 유일하게 최고 안전 등급 'TOP SAFETY PICK+'도 획득했다.
국내에서도 수입 미니밴 판매 1위다. 지난해 총 1017대가 팔렸다.
[사진제공 = 혼다코리아]
현재 판매되는 모델은 5세대 오딧세이다. 전장x전폭x전고는 5190x1995x1765mm이고, 휠베이스는 3000mm다. 3.5ℓ 직분사 VCM엔진과 미니밴 최초로 가장 '고단수'인 10단 버튼식 변속기를 달았다. 최고출력은 284마력, 최대토크 36.2kg.m이다. 복합연비는 9.2km/ℓ다. 판매가격은 5790만원이다.
5세대 오딧세이는 기존 모델보다 길이는 10mm 길어졌고, 높이는 같지만 한층 날렵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갖췄다.
전면부는 CR-V·어코드에 적용된 패밀리룩인 혼다 솔리딩 인페이스를 채택, 역동성과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릴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바는 기존과 달리 굵기를 달리해 입체감을 살렸다. 동급 최대 사이즈인 19인치 알로이 휠, 2·3열과 후면부에 적용한 프라이버시 글라스는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조명은 모두 LED로 교체했다. 방향지시등은 안개등 바로 위에 배치됐다. 기둥을 연결했지만 언뜻 보면 끊어진 것처럼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플로팅(floating) D필러도 적용했다. 옆에서 달리는 모습을 보면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연상시킨다.
실내 계기판은 디지털로 바꿨다. 6개의 맵 라이트와 1개의 돔 라이트는 모든 좌석과 트렁크를 비춰준다. 앞좌석에는 오버헤드 무드등, 인스투르먼트패널 무드등, 도어포켓 무드등으로 구성된 인테리어 라이팅 패키지로 감성을 강화했다.
실내 공간을 보면 '수납의 제왕'이라 부를 정도다. 가족용 미니밴에 어울리는 적재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3열 뒤 적재공간은 기존보다 50mm 증가했다. 시트를 접지 않아도 여행용 캐리어 4개나 쌍둥이 유모차를 적재할 수 있다.
스트렙을 간단히 당기면 6대4 폴딩 시트를 적용한 3열 좌석이 트렁크 속으로 들어가 더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3열 시트를 접고 2열 시트를 탈거하면 가로x세로가 2.4x1.2m에 달하는 물건도 넣을 수 있다.
7인승 모델은 2열에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매직 슬라이드를 채택했다. 2열에 카시트를 설치했을 때 3열에 앉은 사람이 내려야 한다면 카시트를 탈착하지 않은 채 옆으로 밀면 된다.
컵 홀더는 15개가 배치됐다. 트렁크 측면에는 진공청소기가 수납돼 실내를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트렁크 뒤에서 간단히 발을 움직이면 테일게이트를 여닫을 수 있는 핸즈프리 파워 테일게이트를 적용했다.
[사진제공 = 혼다코리아]
가족용 미니밴의 가치를 높여주는 첨단 편의 기술도 채택했다. 아이들이 주로 타는 2·3열 탑승 공간의 영상을 디스플레이 오디오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캐빈와치(CabinWatch)와 항공기 기내방송처럼 1열에 탄 부모의 목소리를 2·3열에 앉은 아이들에게 스피커 및 헤드폰으로 들려주는 캐빈토크(CabinTalk)를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한층 향상됐다. 기존 대비 더 커진 10.2인치 모니터가 2열 상단에 적용됐다. 블루레이, DVD 등 CD 형식의 멀티미디어는 물론 HDMI, USB 연결을 지원하고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무선 스트리밍까지 가능하다.
차량 내부 곳곳에 전자기기 연결을 위한 아울렛과 단자들도 배치됐다. 서브우퍼가 포함된 11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도 장착했다.
패밀리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인 '안전성'에도 공들였다. 자동감응식 정속 주행장치,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 차선 이탈 경감시스템, 사각 지대 경보 시스템 등 동급 경쟁차종을 뛰어넘는 안전 기술을 채택했다. 차세대 에이스 바디, 동급 최다인 8개의 에어백도 안전성에 한몫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앞좌석 시트 어깨 부위가 둥근 게 눈에 띈다. 뒷좌석 탑승객에게 넓은 시야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뒷좌석 시트는 시트 위치도 높다. 운전 시야도 기존 모델보다 넓어졌다. 시야가 확 트이면 덩치 큰 차도 안전하게 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 계기판은 시인성이 좋아 주행, 오디어, 혼다 센싱, 전화상태 등 다양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8인치 정전식 안드로이드 디스플레이는 컬러 아이콘 메뉴를 적용해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열선 스티어링 휠은 추위에 얼어붙은 손을 빠르게 녹여준다.
10단 변속기는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5m가 넘는 덩치가 빠르게 응답하며 속도를 높인다. "미니밴은 디자인도 성능도 밋밋하다"는 판단은 오딧세이에 통하지 않는다.
고속 주행에서 가속할 때 답답함이 느껴진 기존 모델과 달리 거침없이 질주한다. 배기음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질주 본능을 만끽하고 싶은 운전자와 편안한 드라이빙을 원하는 탑승자를 모두 고려한 셈이다. 수동 변속 기능을 갖춘 스마트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면 달리는 맛은 상승한다.
고단수 10단 변속기 성능은 압권이다. 일반적으로 단수가 많아질수록 엔진 힘의 손실률이 줄어들고 연료 효율성도 개선된다. 출발할 때는 많은 힘이 필요하므로 힘 좋은 저단을 사용하고, 고속에서는 힘을 줄이고 엔진 회전수(rpm)를 늘려주는 고단을 쓴다.
속도가 같을 경우 단수가 높으면 회전수가 낮은 상태에서 주행하므로 연료 효율성이 좋아진다. 단수를 한 단 높일 때마다 연비는 3~8% 개선된다. 변속할 때 발생하는 충격도 줄어들고 가속성능도 향상된다.
[사진제공 = 혼다코리아]
겨울에 강한 기능도 채택했다. 혼다 파일럿에 적용한 지형 관리 시스템 중 '스노 모드'를 가져왔다. 미끄러운 노면에서 2단 기어로 출발해 휠 스핀을 억제하며 완만히 가속시켜 주행안정성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운전하는 도중 뒷좌석 상황이 궁금할 때는 고개를 돌릴 필요 없이 캐빈와치를 작동하면 된다. 캐빈토크를 이용, 항공기 기내방송처럼 스피커와 헤드폰으로 아이들에게 말을 건넬 수도 있다.
음악을 들을 땐 11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덕에 '달리는 콘서트홀'로 변신한다.
오딧세이는 덩치가 큰 만큼 미련하고 볼품없다는 미니밴에 대한 선입견을 깼다. 아울러 가족의 카라이프를 안전하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가화만사성 패밀리카'다. 오딧세이는 미니밴이 아니라 가족을 위한 슈퍼밴이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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