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 구속` 의사 3명 항소심서 무죄, 집행유예로 감형

복부통증으로 응급실에 온 어린이를 오진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의료진들이 항소심에서 무죄와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5부(김동규 부장판사)는 15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송모(42)씨에 대해 금고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또 전모(43)씨와 이모(37)씨에게 각각 원심과 같은 금고 1년 6월, 금고 1년을 선고하면서 형 집행을 3년간 유예했다. 전씨에게는 4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송씨에 대해 "숨진 피해자는 체온이 정상이고 의식이 명료했으며 아픈 기색을 보이거나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은 이 같은 상황에서 배변 상태 등을 관찰하고 추적 진료를 한 것으로 피해자의 사망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전씨 등 2명에 대해서는 "선행 진료기록을 확인하지 않은 데다 피해자가 복부 통증을 호소하는 데도 변비 이외의 다른 소견은 제시하지 않아 치료받을 기회를 상실케 했다"며 "다만 피해자와의 합의가 이뤄진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의료사고 피해자 A(당시 8세)군은 2013년 5월 말부터 복부 통증으로 송씨 등이 근무하는 경기도의 한 병원을 4차례 찾은 뒤 6월 9일 인근 다른 병원에서 횡격막탈장 및 혈흉이 원인인 '저혈량 쇼크'로 숨졌다.
검찰은 당시 응급의학과 과장 송씨와 소아과 과장 전씨, 가정의학과 수련의 이씨가 A군의 상태를 오진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A군의 복부 촬영에서 폐렴 증상이 관측됐음에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추가 검사나 수술 필요성 검토 없이 변비 등에 대한 치료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송씨 등은 지난해 10월 1심에서 금고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항소심에서 다퉈왔다. 당시 전국 의사들은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총궐기대회를 여는 등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수원 =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