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직업군인서 투자전문가로…"준비된 자만 운을 잡을수 있다"
입력 2019-02-14 10:01  | 수정 2019-02-14 15:56
2018 키움영웅전 실전투자대회 주식리그 1억클럽 1위 송준엽씨.[사진:김현정 기자]

직업군인의 길을 걷던 그가 주식을 시작한 것은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였다. 주식으로 목돈을 만들었다는 주변 지인의 말에 '묻지마 투자'를 하게 됐다. 대우중공업에 투자한 지 일주일 만에 대우 사태가 터졌다. 5000만원을 투자했는데 1500만원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2억대 '미수 몰빵'(자신이 가진 원금에 더해 빌린 돈으로 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을 친 종목은 하한가를 다섯번 맞은 뒤 반대매매가 났다. 집을 팔고 이사를 할 정도로 손실 규모가 컸다.
키움증권이 지난해 개최한 '2018 키움 영웅전 실전투자대회' 1위 수상자인 송준엽씨(49)의 이야기다. 송씨는 이 대회에 참가해 주식리그 1억 클럽에서 수익률 138%를 기록,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경기 구리시의 모 카페에서 만난 송씨는 13일 인터뷰에서 "주식을 하다보면 대박주를 얼떨결에 잡는 사람이 있는데, 그 성과는 오래 가지 않는다"며 "준비된 자만이 운을 잡을 수 있다"고 운을 뗐다.
DB금융투자에서 증권투자권유대행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프리랜서로 근무하는 투자 전문가다. 2년 단위로 100% 이상의 투자 수익을 올리고 있다.

투자 전문가로 10년 이상 활동하다 보니 나름대로의 투자 원칙이 생겼다고 했다. 저평가되는 종목을 사서 시장의 평가를 받을 때까지 가져가는 '장기 투자'가 그의 투자 비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종목을 선정할까. 그는 먼저 기업가치를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주총회가 있으면 반드시 참석하고, 주담(주식담당자)을 통해 앞으로 추진할 신사업이나 현재의 업황 등을 점검하는 등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송씨는 "어떤 기업이든 투명하게 운영되는 곳이 좋다"며 "회사에 직접 방문하고 5개년치 재무제표, 실적 보고서 등을 6개월 이상 검토하고 확신이 들면 매수를 한다"고 말했다.
주주들의 회사 방문을 받지 않는 회사는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배당을 주지 않는 기업 역시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주를 우습게 보는 회사 치고 잘 되는 곳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장시간 지켜본 기업 중 추천할 만한 종목으로 그는 '유비케어'를 꼽았다. 유비케어는 헬스케어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의사랑, 의료유통, EMR, 제약마케팅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하면서 2대 주주로 카카오가 들어와있다.
송씨는 "앞으로 실버산업이 유망한데 특히 원격 의료 분야가 앞으로 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현재 규제에 얽매어 있으나 국회에서 표류되고 있는 법안만 통과되면 관련 사업이 많이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기차 배터리 수혜주로 엠케이전자를 추천했다. 엠케이전자는 한국토지신탁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 그 가치만 고려해도 현재의 시가총액을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특화된 금·은세공 기술과 주석 재생사업 등으로 매출이 꾸준히 나고 있어 2년 안에 그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최근 대세 테마주로 떠오른 수소차 분야에 대해서는 "수소차 테마주의 경우 앞으로는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특히 충전소 관련주와 터보 블로워 기술을 가진 뉴로스 등 독점 기술을 가진 기업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송씨는 20대와 30대 때 주식 투자를 많이 시도해볼 것을 추천했다. 나이를 먹을 수록 위험자산을 줄이는 게 맞다는 판단에서다. 투자 규모는 개인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자산의 30% 정도를 맥시멈(최고치)으로 봤다.
그는 "그동안 주식투자 강의를 많이 했는데 강연장에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 밖에 없다"며 "젊을 수록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나이가 들 수록 유동자산으로 바꾸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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