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같은 그녀랑 연애할까', '섹시 토끼의 오후', '갖고 싶은 그녀의 따스한 시간'…
국내 유명 아동복 쇼핑몰의 의류 상품명이다. 이러한 네이밍이 알려지자 아동을 타깃으로 한 의상에 적절치않다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아동을 성적 대상화, 성 상품화 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내용을 담은 트윗이 현재까지 2만여 회 넘게 리트윗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섹시'라던가 '갖고 싶다'는 표현은 전형적인 성적 묘사"라며 "여자아이를 대상으로 한 상품의 이름이라기엔 과한 측면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네이밍 의도는 모르겠지만 상품명 자체만 두고 보면 남성에게 수동적으로 선택받는 여성의 이미지가 그려진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쇼핑몰 측은 비판 의견의 일부를 수용해 문제가 된 상품명인 '섹시 토끼의 오후', '그녀 오늘 클럽 뜨는 날'에서 '섹시'와 '클럽'을 삭제한 상태다. 쇼핑몰 측은 입장표명문에서 "아이가 섹시할 수 없으니 어른 입장에서 보면 귀엽고 웃기다고 생각할 수 있어 선택했던 단어"라며 "뜻이 가볍지 않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클럽'이라는 단어의 경우 "건전한 클럽들도 있어 문제가 되리라 생각지 못했다"며 "최근 안 좋은 이미지가 많은 만큼 삭제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애'와 '그녀' 등의 표현은 "성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고 양해를 구했다.
쇼핑몰 관계자는 "상품명만으로 성 상품화로 비칠 것이라 생각하지 못해 당황스럽다"며 "의류 설명 글이나 사진을 보면 선정적인 부분이 전혀 없으니 쇼핑몰 자체의 분위기도 함께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동복 판매 시 아동의 성적 대상화를 우려하는 의견은 끊임없이 제기돼 오고 있다. 특히 한국 사회의 고정된 미의 기준을 아동에게까지 강요하고 주입한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직장인 김 모씨(32)는 "조카 옷을 사려고 보니 아이들 옷에서조차 '날씬해 보인다'는 둥, '하체를 커버해준다'는 둥 사회의 기준을 투영하고 있었다"며 "어렸을 때부터 '날씬하지 않으면 못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게 될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외에도 키즈모델을 성인 여성처럼 꾸며 놓고 제품 사진을 찍거나 몸매가 부각되는 포즈를 취하게 하는 것도 성적 대상화에 포함돼 의류업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디지털뉴스국 오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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