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지난해 4분기 무더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국내증시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브로커리지와 PI(자기자본투자)부문 수익 하락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의 증권사에서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국내 증권사 13곳 중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증권사는 4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9곳은 전년 동기 대비 4분기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거나 적자 전환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4억원, 순이익은 1억원을 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1.4%, 99.2% 줄었다.
미래에셋대우와 DB금융투자는 두 곳 모두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냈다. 미래에셋대우는 4분기 1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69억원으로 72.2% 하락했다. 반면 DB금융투자는 4분기 영업손실 37억원, 당기순손실 39억원을 기록했으나 적자 규모를 축소했다.
그외 교보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524억원, 순이익 11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4%, 82.7%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가 하락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그 결과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거래대금 감소와 경쟁 심화에 따른 수수료율 하락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했고, PI부문 실적도 좋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각 증권사의 국내와 해외 주식 운용 실적 하락 폭이 컸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12월은 계절적으로 증권사 영업일수가 적은 비수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1분기부터는 증권업계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향후 추가적인 지수 급락이 없다면 이미 발행된 파생결합증권의 조기상환과 추가 발행이 가능하고, 헤지 운용상의 손실도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주요 지수들의 변동성이 차츰 완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4분기를 최악으로 분기 실적은 전 분기 대비 차츰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부진한 경제 지표에 대응한 정책당국들의 노력들은 급격한 자산 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기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증권사의 수익성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1분기를 증권업종의 투자포인트로 제시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증권사의 실적을 부진하게 전망한 핵심 원인은 매매(Trading)와 상품손익, 특히 주식관련 자산의 평가손실과 파생결합증권의 운용손실 때문"이라며 "1월 ELS 조기상환 흐름과 금리 흐름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지만 최근 주식시장의 반등세를 감안할 때 지난 4분기와 같이 대규모 평가손실 부담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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