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울은 아시아 최고의 부동산…가격 눌러도 오를 것"
입력 2019-02-11 04:01 
세계 최대 부동산 종합서비스 기업인 CBRE의 임동수 신임 한국법인 대표(사진)는 아침 일찍 사무실에 출근해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게 첫 번째 일과다. 한국인 최초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지만 자기 방은 물론 고정 자리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서울 본사 직원 120명 중 자신의 고정석이 있는 인원은 대형 장비가 필요한 정보기술(IT) 기술자 2명뿐이다.
지난달 30일 서울시 종로구 공평동 사옥에서 만난 임 대표는 이사한 지 한 달도 안 된 새 사무실을 구석구석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항공기 퍼스트클래스 좌석처럼 뒤로 누울 수 있는 좌석, 일어서서 일할 수 있는 높이 조절 책상, 캡슐처럼 생긴 의자 속에 파묻혀 북한산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까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선착순으로 원하는 자리에 앉아 일하고, 누구도 고정석을 갖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다.
임 대표는 "고정석을 없애고 공용 공간을 크게 늘리면서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섞여서 소통하고 편하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서울 집값이나 빌딩값이 비싼 거냐'고 물었다. 임 대표는 주택과 상업용 부동산은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하지만, 결국 둘 모두 중장기적으로 더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단언했다.

임 대표는 "방금 싱가포르 투자자와 미팅을 했는데 아시아퍼시픽 부동산에 투자할 때 리스크 대비 수익성을 감안하면 일본과 한국, 호주가 가장 매력적이라는 결론을 냈다"며 "서울을 빼놓고는 아시아 부동산투자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서울의 상업용 빌딩은 추세적으로 한 번도 꺾인 적 없이 가치가 우상향하고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일부 급매가 나오기는 했지만 대기업 현금이 풍부하고 대기수요가 촘촘해 큰 하락 없이 반등하면서 안전자산임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주택과 빌딩 모두 강남의 대체재가 나오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최근 판교에서 성공한 IT 대기업이 강남 입성 의사를 타진해왔다"며 "강남 프라임 오피스는 지금도 공실이 거의 없는 데다 2022년 르네상스호텔 리모델링을 제외하고는 공급물량도 없어 강남 빌딩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완비된 인프라스트럭처와 풍부한 대기수요를 이유로 강남 아파트에도 같은 논리를 적용했다.
임 대표는 "결국 주거는 '거기 살고 싶으냐'는 기준으로 봐야 하는데 편의성, 접근성, 교육 인프라를 감안하면 강남을 대체할 곳이 나오기 어렵다"며 "최근 강남 아파트 값이 가장 먼저 조정받고 있지만 이는 정부정책 영향으로, 중장기적으로는 가장 많이 오를 곳"이라고 말했다.
다만 리테일 상가 투자는 주의를 요구했다. 임 대표는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고 최근 소비심리까지 꺾이면서 상가 투자는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며 "과거에는 대그룹 계열 대형마트라고 하면 이유를 묻지 않고 투자했지만 이제는 지역에 따라 안 팔리는 물건이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년간 개인투자자들이 집중 투자했던 꼬마빌딩에 대해서는 가격대로 정점에 다가왔지만 장기 투자는 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꼬마빌딩은 기본적으로 땅의 가치를 보는 건데 서울 지가는 계속 우상향하기 때문에 이번 사이클을 버틸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있다면 투자할 만하다"며 "빌딩을 리모델링하거나 우량 임차인을 끌고들어갈 수 있는 부가가치 창출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범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