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화력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김용균 씨의 발인이 9일 새벽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발인이 진행되는 동안 빈소 바깥에서는 고인과 함께 일하던 발전소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내가 김용균이다'라는 검은 머리띠를 두른 채 굳은 표정으로 대기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영정이 장례식장을 나서기에 앞서 고인의 넋을 기리는 조사(弔詞)를 낭독했다.
박 대표는 "김용균 동지의 삶과 죽음은 그 자체로 이 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동지의 희생이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라는 악순환을 끊는 출발점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땅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편히 가소서. 비정규직도 차별도 배제도 없는, 노동자가 주인 되는 새 세상에 환생하소서"라고 기원했다.
고인의 관이 운구차에 실린 후 유족과 장례위원들은 조용히 묵념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떠난 장례 행렬은 오전 7시쯤 고인의 일터였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 앞에서 첫 노제를 지낸다.
이후 장례 행렬은 서울로 다시 올라와 오전 11시쯤 종로구 흥국생명 광화문지점 빌딩 앞에서 노제를 치른다.
낮 12시쯤 운구 행렬이 광화문광장에 도착하면 영결식이 열린다.
김용균씨의 유해는 화장 후 오후 5시 30분쯤 경기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정소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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