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자 "솜방망이 징계"…실명 대자보로 교수 비판

【 앵커멘트 】
서울대학교에서 자신을 성추행 피해자라고 밝힌 한 대학원생이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를 비판하는 실명 대자보를 내걸었습니다.
자신이 당한 성추행 사실을 공개하며 대학측이 해당 교수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며 파면을 요구했습니다.
안병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대학교 내에 걸린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로 쓰인 김 모 씨의 실명 대자보입니다.

자신을 성추행 피해자로 밝힌 대학원생 김 씨는 지도교수였던 이 모 씨의 성추행 사실을 대자보를 통해 낱낱이 공개했습니다.

학회에 함께 갈 것을 강요한 이 교수가 그 곳에서 "자신의 다리를 만지고, 수시로 어깨와 팔을 허락없이 주무르기도 했다"는 겁니다.

심지어 "남자친구를 사귀기 전 사전 허락을 받을 것도 요구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미 지난해 7월 신고를 받고 조사에 나선 학교 인권센터가 이 교수에 대해 정직 3개월 처분을 대학에 권고했지만 김 씨는 솜방망이 징계라며 파면도 요구했습니다.

▶ 인터뷰(☎) : 서울대학교 관계자
- "교육공무원법에 (따르면) 정직, 해임, 파면이 중징계에 들어갑니다. 서울대뿐만 아니라…."

이 교수가 속한 단과대 학생회도 이 교수의 수업배제와 추가적인 진상조사 등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 인터뷰 : 이수빈 /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생회장
- "학내여론상 3개월은 너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얘기가 많기 때문에 저희는 이 사안이 최소 해임 이상 파면이라고 보고…."

관련 혐의를 부인하는 이 교수는 제자들이 자신의 이메일에 불법적으로 접근해 증거를 수집했다며 대학원생 2명과 시간강사 1명을 경찰에 고소한 상황.

학교 측은조만간 징계위원회를 구성해 이 교수에 대한 처분 수위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안병욱입니다. [obo@mbn.co.kr]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