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유명 관광지인 보라카이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파나이섬 북부 카티클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동상이 세워졌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오늘(7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5일 카티클란의 부두 인근 사유지에서 필리핀 여성을 모델로 한 위안부 동상 제막식이 열렸습니다.
동상은 인권운동가인 67살 넬리아 산초 씨가 조각가에게 의뢰해 제작했습니다. 사비와 기부금을 포함 총 70만 페소(약 1천 500만 원)를 들여 지난해 7월에 완성됐습니다.
산초 씨는 자신이 소유한 주차장에 동상을 설치한 것이어서 "이렇게 하면 철거 압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필리핀 북부 라구나주(州) 산페드로시는 지난해 12월 말 여성의 집에 건립했던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한 지 이틀 만에 철거해야만 했습니다.
당시 주필리핀 일본대사관은 "이번 경우를 포함해 다른 국가들에 위안부 조각상을 세우는 것은 매우 유감이며 일본 정부의 입장과도 배치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압력을 넣었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수도 마닐라에 있던 위안부 피해자 추모 동상이 일본 측의 강력한 요청이 있고 난 뒤 철거됐습니다.
산초 씨의 발언은 이번에는 사유지에 동상을 세운 것인 만큼 일본 측이 철거 압력을 가하기도 어렵고 압력을 가한다고 해도 철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동상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한 성적 노예 필리핀 위안부"라는 문구가 새겨졌습니다.
제막식에는 산초 씨가 필리핀 대표를 맡고 있는 '일본의 과거 청산을 요구하는 국제연대협의회' 관계자와 한국, 북한, 중국, 대만, 일본에서 온 2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현지 고교생 70여 명도 자리를 함께하고 위안부를 추모하는 시를 낭독했다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