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병 질책 듣고 극단적 선택…법원 "배상 책임 없어"

【 앵커멘트 】
선임병의 폭언을 들은 이등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하지만, 선임병과 지휘관에겐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는데요.
법원의 판단 이유, 이권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2016년 8월 말 군에 입대한 이등병 A씨는 두 달 뒤 박격포반에 배치됐습니다.

「훈련 준비 과정에서 A씨는 선임병에게 "똑바로 안 하냐", "군대 놀러 왔냐"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계속되는 질책에 A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족은 선임병과 지휘관 등을 상대로 2억 5천만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선임병과 지휘관의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박격포반은 전투에 임할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 조직인만큼 「신입 병사가 다소 압박감을 느낄법한 선임병들의 통솔 행위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고 재판부는 판단했습니다.」

「A씨는 유서를 남겼는데 '군대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좀 안 맞을 뿐이다'라고 적은 점도 판결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

법원은 가해자의 행동과 피해자의 자살 사이에 인과 관계가 뚜렷하지 않다고 본 겁니다.

▶ 인터뷰(☎) : 서상윤 / 변호사
- 「"가해자가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로 법령을 위반해서 피해자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피해자가 그 이후에 자살을 해서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자살) 예견 가능성이 있을 때 한하여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선 순직에 따른 보상을 받은 만큼 국가가 추가로 배상에 나설 책임은 없다고 재판부는 판결했습니다.

MBN 뉴스 이권열입니다.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