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2월 5일 뉴스초점-가족 호칭 이대로 괜찮나
입력 2019-02-05 19:55  | 수정 2019-02-05 20:26
설 연휴 친인척들 많이 만나셨죠.

그런데 이런 자리, 결혼 후라면 양가의 가족들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고민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 언어예절을 보면, 남편의 형제에겐 모두 '님'자를 붙이는 게 예법에 맞습니다.

그래서 남동생은 '도련님' 누나는 '형님', 형은 '아주버님'이라고 부르죠. 그런데, 아내의 형제를 부를 때는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처남은 처남일 뿐, 처남 '님'이라고 하지 않으니까요. 처제에도 '님'자가 붙질 않습니다.

말 그대로 남성 가족에겐 존칭을 쓰고 여성 가족에겐 하대를 하는 거죠. 이게 성 차별적이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여성가족부와 국립국어원이 새로운 '가족 호칭 정비안'을 마련했습니다.

처남, 처제 같은 경우엔 이름 뒤에 '누구누구 씨'를 붙이거나, 아니면 '동생님', 이렇게 부르라고요. 또 '처남님', '처제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권장합니다. 또, 시댁과 처가라는 말도 시댁이 시'댁'이면 처가도 처가'댁'으로 부르던가, 아니면 둘 다 '시가', '처가'로 부르라고 권장합니다. 부모님도 마찬가지로 양가 구분 없이 '아버님', '어머님'으로 통일하고요.

그러자, 찬반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진작에 차별적 호칭을 바꿨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지만, 수백 년 전부터 쓰이고 있는 말을 굳이 바꿔야하냐는 반론도 거세거든요. 정부가 나서서 직접 단어를 골라주고 강제하는 것에 대한 반감도 있고요.

하지만, 가족을 아랫사람이나 약자 대하듯 부른다는 것에 대한 문제는 모두가 인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사회적 약자나, 사회의 변화에 따라 새로 생겨난 이들에 대한 호칭에도 반영을 해달라는 의견도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 여성가족부가 발표할 개선 권고안이 가족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멋진 대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힘들다면 적어도 우리 아이들이 컸을 때는 호칭으로 차별받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도 어른들의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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