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죄송하다"는 SNS 글, 안희정 발목 잡아…법원 "진술 믿기 어려워"

【 앵커멘트 】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유죄의 판단 중 하나는 안 전 지사가 SNS에 직접 올린 글이었습니다.
본인이 쓴 글이 오히려 자신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먼저 박호근 기자입니다.


【 기자 】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해 3월 5일 새벽 자신의 SNS에 올린 글입니다.

"저로 인해 고통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고 적었습니다.

이 글을 쓴 시점은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성폭행 피해를 폭로하고 나서 5시간 뒤였습니다.

하지만 안 전 지사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태도를 바꿨습니다.

강요된 성관계가 아니라고 주장한 겁니다.

▶ 인터뷰 : 안희정 / 전 충남지사 (지난해 3월19일)
-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고소인들께서 그런 게 아니었다고 하십니다."

법정에서도 이런 주장은 이어졌습니다.

안 전 지사는 "김 씨의 의사에 반한 것이 아니었고 애정 등의 감정하에 발생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1심에서는 무죄,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안 전 지사가 자신의 잘못이라며 글을 올려놓고선 자신이 문헌상 의미를 스스로 부정했다"며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안 전 지사, 자신이 쓴 글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