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뒤집은 한마디…"성인지 감수성 잊지 말아야"

【 앵커멘트 】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무죄 판단이 나온 1심 결과가 완전히 뒤바뀐 데는 '성인지 감수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피해자 진술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적용된 것입니다.
윤지원 기자입니다.


【 기자 】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무죄로 봤던 1심 판결이 2심에서 완전히 뒤바뀐 데는 '성인지 감수성'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성인지 감수성이란 남녀 간에 이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활 속에서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해내는 능력을 말합니다.

가해자 중심이 아닌 피해자 입장에서 성폭력 사건을 이해하고, 범행 전후 피해자의 행동 등 단편적인 상황만을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난해 4월 대법원은 제자를 성희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 대학교수에 대한 판결에서 징계 처분이 정당하다며 '성인지 감수성'을 그 기준으로 제시했습니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과 관련해 피해자 김지은 씨의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였습니다.

이 상황에서 안 전 지사 측 변호인들은 피해자의 '피해자답지 않음'을 파고들었고 1심은 이를 받아들였지만, 2심에서는 피해자 진술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성인지 감수성'이 더 크게 작용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우리 사회 변화의 지표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온라인상에서는 '성인지 감수성'이 남성에게만 불리한 판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있어 당분간 논쟁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MBN뉴스 윤지원입니다.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