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의 아모레…LG생건에 `화장품 영업익` 1위도 뺏겼다(종합)
입력 2019-01-31 15:29  | 수정 2019-01-31 16:32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왼쪽)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 제공 = 각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이 화장품 부문에서도 LG생활건강에게 1위를 내줬다. 창사이래 줄곧 화장품 분야에서는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영업이익을 처음으로 경쟁사에 역전당하며 매출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31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뷰티계열사 매출액은 6조3218억원으로 전년대비 0.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525억원으로 24%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뷰티 계열사 매출액은 전체 매출(6조782억원)을 뛰어 넘는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화장품부문에서 매출 3조9054억원, 영업이익 7827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대비 18%, 46%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음료와 생활용품 포트폴리오도 갖추고 있어 화장품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LG생활건강은 전체 실적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제쳐도 '화장품 1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7년 매출 6조291억원, 영업이익 7315억원을 기록해 매출 6조2705억원, 영업이익 9303억원을 올린 LG생활건강에 2014년 3년만에 1위를 내준 바 있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이 지난해 화장품부문 영업이익에서 아모레퍼시픽을 2300억원 가량 앞서며 국내 화장품 1위 자리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계열사 매출도 감소하는 추세다. 2016년 6조9504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6조3218억원으로 63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2016년 3조1556억원, 2017년 3조3111억원, 지난해 3조9054억원으로 4조원을 넘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화장품부문의 부진은 로드숍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은 804억원으로 전년대비 25% 감소했다. 에뛰드는 적자 전환했으며, 에스쁘아는 지난해에 이어 영업적자 상태가 지속됐다. '설화수' 등 기존 럭셔리 라인이 경쟁사에 맹추격 당하는 가운데 로드숍 매장을 축소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 등 아모레퍼시픽그룹보다 상대적으로 로드숍 비중이 적다. 또 '후'와 '숨' 등 럭셔리 라인을 앞세워 중국 내에서 4분기 기준 54%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도 주효했다. 특히 후는 지난해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분야에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독주가 이어졌지만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역전당하며 매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입지가 약해지면 약해질수록 판관비 지출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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