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군산조선소 멈춰 세운 현대重, 대우조선 인수 나서
입력 2019-01-31 13:46 
멈춰선 군산조선소의 골리앗크레인.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주인으로 부상하면서 압도적 글로벌 1위 조선업체의 탄생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노조의 반발, 세계 각국에서의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독점 논란 등 현대중공업이 넘어야 할 난관도 많다.
특히 일감이 없다며 군산조선소를 가동중단한지 2년도 지나지 않아 대우조선을 인수하는 데 대한 지역사회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31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의 지분 55.7%를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 조선사로 부상하게 된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의 수주잔량은 각각 1114만5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선박의 건조 난이도를 고려한 무게 단위)와 584만4000CGT다. 수주 잔량 기준 세계 1위와 2위인 두 회사가 합쳐지면 현재 3위인 일본 이마바리조선소(525만3000CGT)의 3배 이상의 일감을 가진 초대형 조선사가 된다.

우선 최근 발주가 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에서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중국 정부가 환경적 이유로 LNG 중심의 에너지 정책에 나서면서 운송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한국 조선업계가 기술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LNG운반선은 끓는점이 -162도인 천연가스를 액체상태로 유지시키기 위한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선종으로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해 발주된 LNG운반선 중 90% 이상을 싹쓸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 인수까지 넘어야 할 난관도 적지 않다. 우선 노조 반발이 거세다. 벌써부터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우조선 인수를 이유로 이날 예정됐던 2차 임금·단체협약 협상안 찬반투표를 연기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현대중공업과 겹치는 업무를 하는 조합원들 고용불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등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경영이 어렵다며 구조조정을 했던 회사가 이제 와서 막대한 돈을 들여 대기업 인수에 나선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일감이 부족하다"며 지난 2017년 7월 가동 중단한 전북의 군산조선소 문제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북도는 군산조선소 가동 재개를 위해 지난달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공식 공문을 발송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조선소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은 생산적 논의를 할 시기가 아니라는 게 현대중공업 측의 입장으로 전해졌다.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의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심사 자체가 수개월씩 걸리기도 하는 데다 심사 과정에서 독점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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