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군부대 행사 성희롱…서울공연예술고 교장, 사모임서 "섹시하게 해라"
입력 2019-01-28 08:47  | 수정 2019-04-28 09:05

이른바 '아이돌학교'로 불리는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에서 교장과 행정실장이 사모임에 학생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판명됐습니다.

어제(27일) 서울시교육청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공연예술고 학생들은 2017년부터 2년간 최소 10차례 부부인 교장 A 씨와 행정실장 B 씨의 사모임에 동원돼 공연을 했습니다.

학생들이 동원된 '사모임'에는 술이 오가는 보험회사 설계사 만찬회나 B 씨의 모교 총동문회 행사 등이 포함돼있었습니다.

교육청이 학생 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모두가 교장과 행정실장의 사모임에 학생을 동원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학생 동원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학생들은 박 교장이 관객들을 안아주면 좋아한다며 스킨십을 권유하거나 "섹시하게 하라"고 주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행사에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나 성희롱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한 학생은 "2년 전 군부대 공연에 갔을 때 (교장이) 군인들과 같이 사진을 찍으라고 했다"며 "갑자기 군인이 팔짱을 껴 당황해 선생님들을 쳐다봤지만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고 '이런 것도 군인일 때 하는 거야'라며 그냥 웃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학생은 "전공에 맞는 무대보다 대중적인 가요를 공연 곡으로 선택하게 했다. 더 밝은 표정으로 섹시하게 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공연하고 받은 공연비를 B 씨가 개인계좌로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번 교육청 조사에서는 A 씨 등이 지난 4년간 지방자치단체에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운영 보조금 1억여 원을 받고 부적정하게 집행한 점도 적발됐습니다.

A 씨는 학교법인 소유 차량을 개인적으로 이용하고 유류비도 학교회계에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휴대전화 요금도 학교 돈으로 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공연예술고가 지난해 채용한 교사 4명 가운데 1명은 A 씨 부부의 딸, 3명은 학교 관계자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교육청 측은 채용과정에서 비리가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육청은 A 씨의 파면과 B 씨 해임 등을 서울공연예술고 재단인 청은학원에 요구하는 한편 조사결과 추가확인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앞서 서울공연예술고 문제는 지난해 8월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한 데 이어 국정감사 때도 지적이 제기돼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A 씨 등은 교육청 조사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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