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나오면 보이는 경의선 숲길. 연남동 단독주택은 이 숲길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 있다. 상가로 용도를 변경한 상가주택이나 여러 가구가 세 들어 사는 다가구주택도 여럿 눈에 띈다. 소위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경의선 숲길 조성과 주변 상가 활성화에 따라 최근 수년간 땅값과 더불어 집값이 대폭 상승한 곳이다.
정부의 공시가 발표 후 이곳에선 대부분 60~70대인 고령의 집주인들은 '훌쩍' 뛰어오른 세금 걱정을, 집주인 눈치를 살피는 세입자와 상인들은 임대료 전가를 우려하는 표정이 교차되고 있다.
27일 매일경제신문이 마포구 연남동 표본단독주택 전체 공시가격을 분석한 결과, 작년과 올해 동등한 비교가 가능한 71채 표본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56.9%에 달했다. 지난해 연남동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10억원이었다면 올해 15억7000만원으로 오른 셈이다. 지난해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중저가의 단독주택은 71채 가운데 63채였다. 이들의 상승률도 52.9%에 달했다.
이 지역은 강북의 대표적인 단독주택 밀집지역으로 강북에서 올해 공시가 상승률이 '톱'급에 속하는 곳이다.
국토교통부는 26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연남동 등 일대에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주택 중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사례 모두 시세 15억원 초과 주택"이라며 "그간 시세가 급등했으나 장기간 현저히 저평가돼 있어 공시가격 현실화율의 불균형 문제가 심했던 주택"이라고 해명했다.
토지·건물 실거래가 애플리케이션 밸류맵에 따르면 2014년 3월 이 일대 단독주택이 토지면적 3.3㎡당 1253만원에 실거래된 반면에 2018년 7월 이웃한 다른 단독주택은 토지면적 3.3㎡당 5519만원에 실거래됐다. 정부 설명대로 5년 만에 주택 가격이 4~5배 급등한 게 맞는다.
연남동 소재 A공인 관계자는 "땅값이 크게 오른 것도 맞고, 공시가격 조정과 현실화가 필요한 것도 맞지만 갑자기 1년 만에 이렇게 50%씩 '쑥' 올려버리니 반발이 큰 것"이라며 "여기 사람들 중 시세차익을 보려는 사람은 4~5년 사이에 거의 팔고 나갔고 단독·다가구로 남아 있는 사람들은 오래된 원주민들이고 은퇴자·고령자들"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시가 발표 이후 이 일대 세입자·자영업자들은 요즘 집주인 전화를 받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고 했다. 은퇴자나 고령자처럼 별도 수입이 없는 주택 소유자들이 늘어난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기려 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공시가격이 지난해 3억8000만원에서 올해 7억2000만원으로 오른 다가구주택의 세입자 B씨는 "주변 다가구주택들이 신축·리모델링해서 전세계약 연장을 앞두고 불안했다"면서 "앞으로 공시가격까지 오르면 내쫓기거나 전세보증금을 더 올리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많은 노후화된 단독주택이 상가로 용도 변경 후 상가주택으로 리모델링됐고 이날도 공사현장이 다수 눈에 띄었다.
인근 상가주택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상인 C씨는 "2013년부터 꾸준히 임대료가 올랐다"면서도 "공시가격 인상으로 임대료가 더 오르면 테이블당 매상이 큰 술집으로 업종을 바꾸는 것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인근 D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아직까지 급매물이 나오는 등 현상은 없다"며 "4월 30일 모든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공시되면 영향이 더 크지 않겠냐"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의 공시가 발표 후 이곳에선 대부분 60~70대인 고령의 집주인들은 '훌쩍' 뛰어오른 세금 걱정을, 집주인 눈치를 살피는 세입자와 상인들은 임대료 전가를 우려하는 표정이 교차되고 있다.
27일 매일경제신문이 마포구 연남동 표본단독주택 전체 공시가격을 분석한 결과, 작년과 올해 동등한 비교가 가능한 71채 표본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56.9%에 달했다. 지난해 연남동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10억원이었다면 올해 15억7000만원으로 오른 셈이다. 지난해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중저가의 단독주택은 71채 가운데 63채였다. 이들의 상승률도 52.9%에 달했다.
이 지역은 강북의 대표적인 단독주택 밀집지역으로 강북에서 올해 공시가 상승률이 '톱'급에 속하는 곳이다.
국토교통부는 26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연남동 등 일대에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주택 중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사례 모두 시세 15억원 초과 주택"이라며 "그간 시세가 급등했으나 장기간 현저히 저평가돼 있어 공시가격 현실화율의 불균형 문제가 심했던 주택"이라고 해명했다.
토지·건물 실거래가 애플리케이션 밸류맵에 따르면 2014년 3월 이 일대 단독주택이 토지면적 3.3㎡당 1253만원에 실거래된 반면에 2018년 7월 이웃한 다른 단독주택은 토지면적 3.3㎡당 5519만원에 실거래됐다. 정부 설명대로 5년 만에 주택 가격이 4~5배 급등한 게 맞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시가 발표 이후 이 일대 세입자·자영업자들은 요즘 집주인 전화를 받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고 했다. 은퇴자나 고령자처럼 별도 수입이 없는 주택 소유자들이 늘어난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기려 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공시가격이 지난해 3억8000만원에서 올해 7억2000만원으로 오른 다가구주택의 세입자 B씨는 "주변 다가구주택들이 신축·리모델링해서 전세계약 연장을 앞두고 불안했다"면서 "앞으로 공시가격까지 오르면 내쫓기거나 전세보증금을 더 올리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많은 노후화된 단독주택이 상가로 용도 변경 후 상가주택으로 리모델링됐고 이날도 공사현장이 다수 눈에 띄었다.
인근 상가주택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상인 C씨는 "2013년부터 꾸준히 임대료가 올랐다"면서도 "공시가격 인상으로 임대료가 더 오르면 테이블당 매상이 큰 술집으로 업종을 바꾸는 것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인근 D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아직까지 급매물이 나오는 등 현상은 없다"며 "4월 30일 모든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공시되면 영향이 더 크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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