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직권남용'…엇갈린 판결 속 법원 판단은

【 앵커멘트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 이후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양 전 원장 구속 시한인 다음달 12일까지 수사를 마무리하고 재판에 넘길텐데, '직권남용' 혐의 적용 여부가 유무죄를 가르는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받고 있는 혐의 가운데 대표적인 건 판사 블랙리스트입니다.

이른바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를 만들어 인사상 불이익을 준 건데, 최근 우병우·안태근 사건과 유사한 구조입니다.

똑같은 직권남용 사건이었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안태근 전 검찰국장은 인사권한을 남용해 서지현 검사를 통영으로 좌천 발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반면 국정원에 민간인 사찰 등을 지시한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는 하급자가 위법한 일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직권남용이라고 볼 수 없다며무죄가 선고됐습니다.

▶ 인터뷰 : 허윤 / 변호사
- "실제로 (직권남용죄) 판례도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혼동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다른 사람에게 의무가 아닌 일을 하도록 시켰을 때 적용되는데, 해당 지시가 업무에 해당하는 지를 놓고 판단이 다른 겁니다.

양 전 원장의 일제 강제징용 소송 재판 개입 혐의 등도 결국은 직무권한에 해당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재판기일을 미루거나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도록 할 권한이 대법원장의 고유 권한이라는게 검찰 판단이지만, 양 전 원장 측은 권한 밖의 일이라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앞서 법원은 공무원들에게 다스 관련 소송을 지원하도록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