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히·산도·맛차…" SNS서 일본식 외래어 범람하는 이유
입력 2019-01-24 16:33 
최근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타마고 산도'.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출처 = 매일경제]

'#타마고 산도', '#코히', '#맛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요즘 인기 있는 해시태그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이 단어들은 달걀 샌드위치, 커피, 가루녹차인 말차의 일본식 외래어다. 이미 우리나라에 널리 쓰이는 단어가 있음에도 일본식 외래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끄는 음식은 타마고 산도다. 타마고 산도는 달걀말이를 식빵에 끼워 먹는 일본식 달걀 샌드위치다. 타마고 산도가 인기를 끌며 이를 판매하는 카페도 많이 생겨났다. 또 집에서 만들어 먹기 쉽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에서는 요리 인증샷도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산도란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산도는 샌드위치의 일본식 외래어 표기인 '산도위치(サンドイッチ)'의 앞 두 글자를 딴 준말이다. 샌드위치에 과일을 끼운 '후르츠산도', 돈가스를 넣은 '가츠산도' 등은 타마고 산도와 함께 산도 열풍의 주역이 됐다. 인스타그램에서 타마고 산도는 해시태그 4만2000개 이상 검색되며 후르츠산도는 2만4000개에 육박하고 가츠산도 역시 1만1000에 달했다.
커피의 일본식 외래어인 '코히'도 사용이 눈에 띄게 늘었다. 커피라는 우리나라 외래어 표기가 이미 널리 쓰이고 있지만 일본식 표현인 코히를 쓰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코히를 검색하면 해시태그 2만5000개 이상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가루녹차인 말차의 일본식 발음인 '맛차'나 케이크의 일본식 외래어인 '케키' 등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직장인 박서연 씨(26)는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나 일본 가정식을 넘어 요즘은 일본 감성 카페가 유행"이라며 "일본 감성 카페는 샌드위치나 커피, 녹차 등의 메뉴를 일본어로 표기하고 있고 그 느낌을 그대로 내기 위해 SNS에 산도, 코히같은 해시태그로 올렸다"고 말했다.

일본식 외래어의 범람에는 일본 문화가 한국에 대중화됐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글로벌 호텔 검색엔진 호텔스컴바인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한국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았던 여행지는 일본 오사카였다. 이어 2위와 3위는 일본의 도쿄와 후쿠오카가 이름을 올렸다. 일본 오사카는 2013년부터 5년 동안 한국인의 인기 여행지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가까운 나라인 일본으로 여행을 많이 가서 일본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며 "요즘 일본 음식 등 우리 사회가 일본 문화를 많이 받아들이고 있어 굳이 한국말이 있어도 일본어를 쓰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대 간에 집단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은어를 쓰듯이 SNS에서 언어의 동조화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손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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