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하늘에서 1급 발암 물질인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파악하기 위한 대대적인 실험이 내일(25일) 진행됩니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서해상에서 기상항공기를 이용해 만들어낸 인공강우가 미세먼지를 얼마나 저감할 수 있는지 분석하기 위한 합동 실험을 한다고 어제(23일) 밝혔습니다.
실험 지역은 경기 남서부 지역 및 인근 서해상입니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인공강우 물질을 살포한 뒤 구름과 강수 입자 변화를 관측하고,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할 계획입니다.
이번 합동 실험에는 항공기, 선박, 이동 관측 차량, 도시 대기 측정망 등 다양한 장비가 활용됩니다.
두 기관은 일단 기상장비를 활용해 기온, 습도, 바람 등의 기상 여건과 미세먼지 상황을 분석한 뒤 실험에 적합한 장소를 찾습니다.
날씨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인천 옹진군에 속한 덕적도 부근에서 실험이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기상항공기는 시속 350㎞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면서 인공강우 물질인 요오드화은(silver iodide) 연소탄 24발을 살포합니다. 분당 40g 정도입니다.
국립기상과학원은 구름과 강수 입자 변화를 관측하고, 천리안 기상위성과 기상레이더를 활용해 인공강우 생성 효과를 분석합니다. 기상관측선이 해안 지역과 상공의 기상을 관측하고, 국립환경과학원은 해상과 내륙 등에서 인공강우 물질 살포 전부터 후까지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연속적으로 관측합니다.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인공강우로 내리게 할 수 있는 비는 우리나라보다 관련 기술이 6.8년 앞선 미국이나 우리나라 모두 시간당 0.1∼1.0㎜입니다.
비의 양이 적으면 대기 중에 떠다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인 에어로졸 증가로 미세먼지 수치가 오히려 높아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이번 실험의 결과 중 기상 분야는 실험 다음 날인 26일 발표하고, 좀 더 과학적인 분석 결과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다음 달 발표할 예정입니다.
한편, 인공강우는 구름 속에 인위적으로 강수 입자를 성장시킬 수 있는 구름 씨앗(물질)을 살포해 빗방울을 성장시키는 기술로, 구름 씨앗으로는 요오드화은이나 염화나트륨 등을 사용합니다.
우리나라는 1963년 드라이 아이스로 첫 인공강우 실험을 했고, 본격적인 실험은 2017년 말 기상항공기를 도입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본래 인공강우는 주로 강우량을 늘려 가뭄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연구됐습니다.
올해 인공강우 실험은 약 15회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는 당초 가뭄 해소 방안 등 연구를 위해 계획된 실험으로, 총 15회 중 몇 차례나 미세먼지 연구와 병행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실험에 쓰이는 연소탄 24발에는 약 720만원(1발에 약 30만원)이 듭니다. 요오드화은은 인체 유해성이 없고, 염화나트륨은 겨울철 제설제로 흔히 쓰이는 물질이라고 환경부는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