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한은은 오늘(24일) 오전 서울 태평로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번 결정은 금융시장의 예상대로입니다.
올해 들어 한은의 금리 메시지는 부쩍 매파색(금리인상 선호)이 옅어졌습니다. 추가금리 인상에 관한 언급은 줄고 거시경제 안정에 신경 쓰는 모양새입니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만족스럽지 않은 성과를 냈습니다. 성장률은 한은 전망대로 2.7%에 달했지만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올해 역시 출발부터 수출이 감소하는 등 밝은 분위기는 아닙니다. 세계 경제 성장 눈높이도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게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상황에 한은이 서두를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지난번 금통위 회의(작년 11월 30일)에서 금리 0.25%포인트를 인상한 효과를 지켜볼 필요도 있습니다.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당분간은 몸을 살짝 뒤로 빼고 국내외 경제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연 3.5%로 석 달 전보다 0.2%포인트 낮췄습니다.
국외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국외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꺾이는 모습입니다.
그렇다고 나라 안을 봐도 그동안 성장세를 끌어온 수출의 공백을 채울 요인이 마땅치 않습니다.
지난해 4분기에 정부 재정이 깜짝 힘을 발휘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정책 효과로,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투자는 지난해 조정폭이 큰 데 따른 반등 정도만 기대되고 있습니다.
결국 올해 성장률이 한은의 기존 전망치(2.7%)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입니다.
물가 상승률도 한은의 목표(2%)에서 멀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수요 측면에서 상승 압력도 좀처럼 확대되지 않아서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을 압박하던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 부담도 다소 완화됐습니다.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를 넘는 시점이 미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 연준은 경기침체 우려가 증폭되고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이달 초 급격히 태도를 바꿨습니다. 금융시장에선 연준도 1분기에는 일단 동결하며 지켜볼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는 올해 한은 금리동결 의견이 우세하지만 일부 전망이 엇갈립니다. 하반기 인상을 전망하는 기관이 있는 한편 상황변화 시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