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과대학 학생 절반이 언어폭력, 여학생 10명 중 4명은 성희롱 경험"
입력 2019-01-23 18:52 

의과대학에 다니는 학생 절반이 언어폭력을 당했고 여학생 10명 중 4명은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인권의학연구소는 23일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인권의학연구소가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 1763명(여학생 743명·남학생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의과대학 학생 절반(49.5%)이 '언어폭력'을 겪었으며 16.8%는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학생 10명 중 6명은 모임이나 회식에서 음주 강요를 당했다고 밝혔다.
여학생은 성희롱이나 성차별을 당한 경험이 많았다. 여학생 10명 중 7명(72.8%) 이상은 '성차별적 발언'을 들었다고 답했으며 10명 중 4명(37.4%)은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과 선택에서 제한과 차별을 겪었다고 답한 여학생(58.7%)도 남학생보다 3.3배 높았다. 인권위는 "특정 과에서는 여성을 선발하지 않는 전통을 학생들에게 공언해 여학생들이 박탈감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반면 폭력 및 성차별·성희롱 등을 경험하고도 신고한 비율은 3.7%에 불과했다. 신고하지 않은 주요 이유로는 "신고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와 "부정적 이미지나 진로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 두려워서"였다.
이러한 학생 인권 침해의 가해자는 주로 교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실습을 하는 고학년에서 주 가해자는 교수와 인턴이었지만 저학년에서는 교수와 학생이었다.
인권의학연구소는 "병원실습이나 수업을 받는 의과대학생의 인권 보호 사항을 추가하도록 의료법 및 전공의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대의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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