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간섭 심하고 수익성 불투명…주전 다 빠진 `제3 인터넷銀`
입력 2019-01-22 17:31 
정부가 '금융 혁신' 사례로 자신 있게 추진해온 제3인터넷전문은행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잇단 불참 선언에 '계륵'으로 전락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요 참여 후보로 거론됐던 네이버·인터파크·NHN엔터테인먼트 등이 잇달아 불참을 선언했다. 이들이 불참을 선언한 배경으로는 △사업 초기 자본금 부담 등 낮은 사업성 △앞선 인터넷은행의 빈약한 혁신성과 △과도한 금융 규제 관행 등이 꼽힌다. 이 때문에 23일 금융위원회의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 설명회를 앞두고도 관련 업종의 열기는 오히려 잦아드는 분위기다.
그나마 눈독을 들이는 건 증권·보험사 등 제2금융권이다.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에 적극적인 곳으로는 키움증권과 교보생명이 거론되고 있다.
분위기는 자본력과 혁신성 등 측면에서 1순위로 거론됐던 네이버가 21일 '불참'을 공식화하면서 급속 냉각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단 설명회에는 참석할 예정"이라면서도 "네이버와 함께라면 모를까 다른 업체와는 손잡을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관계여서 주목받았던 미래에셋대우 측도 "네이버가 참여할 경우 지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그 외엔 추가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업 전반이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새 먹거리를 찾는 데 혈안이 된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등이 출범 이후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한 측면은 있지만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하지는 못했다"며 "결국은 기존 대형은행의 디지털뱅킹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네이버 측도 불참 배경으로 "기존 업체와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사업 초기 막대한 자본금도 부담이다. 전자상거래·게임 등 각 업권의 경쟁이 날로 심화되는 상황에서 적자 운영은 큰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자본금 1조3000억원, 케이뱅크는 4800억원 수준인데 이들도 대출 영업을 할수록 추가 증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규제 샌드박스' 등 도입으로 핀테크사업 성장성이 커진 덕에 인터넷은행업 매력도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불참을 결정한 네이버와 NHN엔터도 각각 네이버페이와 페이코를 통해 국내 금융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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