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모레(23일) 결정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오늘(21일)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모레(23일) 오전 10시 반 명재권 영장전담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한다고 전했습니다.
두 번째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영장실질심사는 같은 시각 319호 법정에서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습니다.
명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수사가 시작된 이후 압수수색 영장 등 업무부담이 늘면서 지난해 9월 영장전담 재판부에 합류했습니다. 검사생활을 하다가 판사로 전직했고 법원행정처나 대법원 근무 경력은 없습니다. 지난달 초 고영한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습니다.
명·허 부장판사는 모두 사법연수원 27기입니다. 이에 따라 전직 최고위 법관 2명의 구속 여부를 연수원 15∼25기수 후배가 결정하게 됐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은 모두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만큼 심문을 포기하지 않고 법정에 나가 적극 소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지난 18일 이미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전 대법관은 지난달 6일 첫 영장실질심사에 나와 4시간50분간 심문을 받으며 '재판거래는 없었다'는 취지로 적극 항변한 바 있습니다.
영장실질심사에서는 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직권남용죄가 성립하는지를 두고 치열한 법리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심문이 마무리되면 담당 재판장이 검찰 수사기록과 변호인 의견서, 심문 내용 등을 토대로 구속 필요성이 있는지 심리합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이 260쪽, 박 전 대법관은 200쪽에 달할 만큼 혐의가 방대해 구속 여부는 자정을 넘겨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