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송재정 작가였기 때문에 누군가에겐 무모해 보였던 국내 방송 최초 증강현실(AR)을 소재로 사용한 드라마가 가능했다.
20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극본 송재정, 연출 안길호)은 투자회사 대표인 유진우(현빈 분)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방문하고, 여주인공 정희주(박신혜 분)가 운영하는 오래된 호스텔에 묵게 되면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리는 서스펜스 로맨스 드라마.
마지막회에서 유진우(현빈 분)는 자신을 비롯한 버그를 삭제하곤 사라졌고 게임은 리셋됐다. 정세주(EXO 찬열 분)는 엠마가 천국의 열쇠로 유진우를 죽였을 거다”라고 말했다. 정희주(박신혜 분)는 동생 정세주에게 유진우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는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유진우는 살아있었다. 과거 정세주처럼 인던(인스턴트 던전)에 있었던 것. 우연히 카페에서 게임 속 유저의 이야기를 들은 정희주는 그 인물이 유진우라는 걸 본능적으로 느끼곤 그를 찾아나섰다. 그리고 게임을 하던 유저들에 위기에 빠지자 유진우로 보이는 누군가가 총을 들어 NPC를 죽이며 유진우의 생존을 암시케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AR 게임 속 마법 세계와 현실이 공존하는 드라마다. 스마트 렌즈라는 매개를 통해 현실과 게임 속 세상이 하나로 결합하고 그 안에서 미스터리한 일이 벌어졌다. 게임이라는 소재와 AR이라는 다소 어려운 소재는 모든 연령대의 시청자를 아우르기 힘들거라는 예측이 있었다.
그러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모두의 예상과 달리 시청자들이 AR 게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한 드라마였다. 서스펜스와 액션, 로맨스가 한데 어우러진 복합장르 드라마라는 점에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다른 드라마와는 압도적으로 다른 매력이 있는 드라마였고,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인기의 바탕에는 송재정 작가가 있었다.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아홉번의 시간 여행, ‘W 등 집필하는 작품마다 새롭게 창조한 탄탄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촘촘하고 세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송재정 작가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AR 게임 속 마법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지난 작품보다는 친절해지긴 했지만 송재정 작가의 작품의 특성인지 소재의 어려움인지 다양한 연령층에게 고루 사랑받지는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국내 드라마 최초 AR 소재의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송재정 작가의 도전만큼은 크게 빛났다. 매번 과감한 시도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선물하는 송재정 작가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한편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후속으로는 이나영 이종석 주연의 ‘로맨스는 별책부록이 26일 토요일 밤 9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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