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천안문(天安門) 사태의 도화선이 됐던 후야오방(胡耀邦)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아들 후더핑(胡德平)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해 "과도한 권력집중과 경직된 계획경제로 몰락한 구소련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후더핑은 지난 16일 북경에서 자유주의 계열 싱크탱크인 후판연구소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옛 소련의 몰락은 지나치게 집중화된 정치 권력과 경제 시스템이 원인이었다"며 "중국 지도부가 옛 소련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 국가들이 기술진보 및 개혁을 통해 효과적으로 경제발전을 이뤘지만, 소련은 정반대의 길을 택해 결국 망했다"라며 "이는 국가 계획경제 모델이 잘못됐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중국은 뒷걸음질 쳐서는 안 되며 개혁·개방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후더핑은 지난 2013년까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국가자문기구) 상무위원을 맡았다. 아버지 후야오방은 중국 공산당의 대표적인 정치개혁파였다. 한때 덩샤오핑(鄧小平)의 후계자로 지목됐지만, 1986년 발생한 학생 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1987년 실각했다. 그가 1989년 4월 15일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대학생들과 시민들은 후야오방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며 천안문 광장에 모였고, 사태는 1989년 6월 4일 천안문 사건으로 이어졌다.
또한, 덩샤오핑의 장남인 덩푸팡(鄧樸方) 중국장애인연맹 명예주석도 지난해 10월 "우리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진실을 추구해야 하며, 냉철한 마음을 지니고 우리의 주제를 알아야 한다"며 "협력적이고 윈-윈(win-win)을 추구하는 국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몽(中國夢)'을 내세우며 미국과의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외교정책을 펼친 시 주석을 비판한 발언으로 해석돼 당시 큰 관심을 끌었다.
[디지털뉴스국 노경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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