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자본시장 관련 조세체계의 개편을 요구했다. 특히 증권거래세의 경우 폐지 또는 간소화 등의 방안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투자협회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 23층 대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김태년 정책위의장, 최운열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 위원장, 유동수 의원, 김병욱 의원, 김성환 의원, 이해식 당 대변인 및 자본시장 활성화특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집권 여당 대표가 금융투자협회에 방문해 업계 인사들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권용원 회장을 비롯해 증권회사 14개사와 자산운용회사 10개사의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이해찬 대표는 "업계 얘기를 많이 들으려고 왔다"며 "시장에 부동자금이 1000조원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직접투자 비중이 매우 낮아 투자여건을 어떻게 조성할까 당 차원에서 생각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증권거래세 폐지나 인하 등 자본시장 과세체계에 대한 종합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관련 조세체계가 고도성장기에 만들어지면서 자본시장 선진국 대비 복잡하고 엄격해 투자자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 회장은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는 투자자들이 신경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조세가 간소화돼 있다"며 "현재의 과세체계가 풍부한 자금을 혁신성장과 국민 자산증대로 흐르는 것을 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규제완화 등 규제 개혁도 요청했다. 권 회장은 "규제개혁 위원회에 등재된 금융산업 관련 규제만 1040개에 이른다"며 "관련 규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규제 간 충돌 문제들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우선 자본시장을 통해 가계 자산관리와 신성장사업 육성을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원이 은행에서 증권으로 변화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차이니즈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변화하는 금융시장 환경에서 경직된 차이니즈월 규제로 인해 신규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규제완화도 시급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았다. 자본시장에 기관투자자를 고려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 국내 자본시장은 해외와 비교 시 개인투자자들의 직접 투자 비중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가 기관투자자에게도 적용돼 행정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연말만 되면 양도소득세 회피를 위해 주식대량보유자들의 매도로 인해 주식시장의 침체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 관행을 없애고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증권거래세 폐지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세제개편이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는 "추진하고 있는 자본시장 혁신과제가 더욱 속도감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면서 "아울러 혁신과제정책 시행 초기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일률적인 자본규제를 지양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해찬 대표는 "자본시장 세제 이슈가 정치권에서 본격적으로 거론된 적이 없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이제는 자본시장 세제개편을 공론화할 시점이라고 느낀다"면서 "각종 규제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검토해 현재 필요한 규제인지 옛날부터 있었던건지 검토해 정리해보겠다"고 약속했다.그러면서 "금융시장이 활성화되고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가 중요하고, 투자 활성화가 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당에서도 노력하겠다"며 "향후 금융투자업계 대표들과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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