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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다 마모루, ‘미래의 미라이’로 다시 쓴 가족 [M+인터뷰①]
입력 2019-01-14 10:01 
‘미래의 미라이’ 감독 호소다 마모루 사진=얼리버드픽쳐스
[MBN스타 안윤지 기자]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다시 한번 가족을 그렸다. 대단하고 화려하지 않고, 오히려 미숙하고 어리숙하지만 따뜻한 애정을 보였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미래의 미라이(감독 호소다 마모루)에서는 행복한 삶을 사는 어린 아이 쿤에게 큰 시련이 찾아온다. 바로 동생 미라이다. 미라이가 태어난 후 부모의 관심은 모두 그에게 가 있고, 이를 느낀 쿤이 겪는 감정과 특별한 여행을 담고 있다.

앞서 그는 영화 ‘늑대아이 ‘괴물의 아이 등 여러 작품을 발표하며 가족 이야기를 담아낸 바 있다. 이에 이번 영화에서도 다시 가족 이야기를 한다는 게 의아한 점이기도 했다.

내가 결혼하기 전,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아이가 있다면 자유로운 내 시간을 모두 빼앗길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 짐작은 들어맞았다. 아이가 태어나니 정말 모든 게 힘들었는데 그럼에도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소중하다고 느끼게 되더라. 나도 잘 모르겠다. 도대체 아이를 키우면서 행복을 느끼게 하는 근간이 뭔가를 생각하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

이미 여러 차례의 언론시사회를 통해 ‘미래의 미라이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심지어 영화 속 주인공인 미라이는 감독의 딸 이름이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각 캐릭터마다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촘촘하다. 다만 특별한 점이 있다면 젠더의 역할을 역전시켜놓은 점이다.

칸느 영화제 당시에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남편이 육아를 하고 아내가 일을 하는 내용들이 감독의 바람이냐고 묻기도 했는데 아니다. 그냥 현재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사회는 많이 변했고, 변하고 있는 중이다. 난 그저 일본의 현재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미라이 사진=얼리버드픽쳐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이에 덧붙여 전통사회와 현대 사회는 너무나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전통사회에서는 사회가 개인을 규정하는 형태라면, 현대 사회는 개인의 행복이 중요시된 것이다.

개인이 그리는 가족의 형태가 그들의 모습이다. 그저 (많은) 가족의 모습이 각자의 다양성에 맞게 사는 것이다. 이건 도쿄뿐 아니다. 서울도 그럴 것이고, 전 세계 어떤 도시에나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 영화 ‘늑대아이(2012)에 대한 비판을 수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 ‘늑대아이는 개봉 당시 모성애를 신성화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영화를 만든다는 건 일정 집단 혹은 사람에게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늑대아이가 엄마 역할을 한정 짓는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때 어쩔 수 없는 게 우리 엄마를 모델로 만들었다. 우리 엄마는 나를 그렇게 키웠고, 이런 비판이 나온다고 해서 문제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래의 미라이에서) 성 역할을 역전시킨 건 우리 가족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렸기 때문이다. 사회의 변화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내 영화가) 다른 의견과 충돌할 수 있지만, 그런 게 더 강하게 부딪히면서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한다.” 안윤지 기자 gnpsk1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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