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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유호정 “돌아가신 母 생각나…자주 ‘사랑한다’ 말할 걸”
입력 2019-01-14 07:01 
유호정이 `써니` 이후 `그대 이름은 장미`로 8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제공|SM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표현이 굉장히 서툴러요. 전생에 남자였나 싶을 만큼 애교도 없는 걸요. (웃음)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래서 젊은 시절의 엄마를 만날 수 있다면 상투적이긴 하지만 ‘사랑한다고, ‘너무나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엄마가 돼보니, 그리고 이 영화를 찍으면서 내내 생각했죠. 좀 더 자주 마음을 표현할 걸 하고요.”
배우 유호정(50)은 영화 ‘써니 이후 8년 만에 선택한 신작 ‘그대 이름은 장미(감독 조석현)를 마친 소감을 묻자 이 같이 답했다. 내내 돌아가신 엄마를 떠올리며 찍었고, 완성된 작품을 보면서도 엄마에 대한 그리움뿐이었다고. 그래서 보고 나면 ‘효도할 수밖에 없는 영화란다.
‘그대 이름은 장미는 비범한 과거를 지닌 한 평범한 엄마 홍장미의 일대기를 담은 휴먼 드라마다. 우연히 과거의 남자 명환을 만나면서 반전 과거를 떠올리게 되며 하나둘씩 벗겨지는 비밀을 담은 영화다.
극 중 찬란한 과거를 뒤로하고 홀로 딸을 키우며 사는 싱글맘 ‘홍장미로 분한 유호정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시대적인 배경이나 이야기 흐름의 큰 플롯이 ‘써니를 떠올리게 하는 지점들이 있어 선뜻 출연을 결심하진 못했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방송가는 물론 극장가에 워낙 자극적인 이야기가 많아 선뜻 용기를 내기가 힘들었어요. 학대 당하는 아이의 엄마라든가, 유괴된 아이의 엄마 혹은 그 밖의 너무 자극적인 내용의 작품은 도전할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글로 읽는 것도 힘든데 몇 개월간 그 인물이 돼 고통을 견디며 연기한다는 게 스스로 자신이 없었어요. 각박한 사회에 위안이 되고, 따뜻함을 줄 수 있는 작품을 기다리다 보니 공백기가 길어졌죠. 반갑게도 제가 너무나 기다렸던 장르의 작품을 만났는데…혹시 저 때문에 ‘써니와 비교될까봐 망설였어요. 지금은 하길 너무 잘 했다는 마음뿐이죠.(웃음)”
유호정은 영화를 찍는 내내 엄마를 떠올렸다며 이런 감성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어했다. 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런 우려에도 결국 용기를 내 선택하게 된 건 작품 자체의 따뜻함 때문이었다고. 유호정은 ‘써니가 우연히 만난 친구로 인한 나의 찬란한 시절에 대한 향수가 주요 주제라면 ‘그대 이름은 장미는 엄마의 일대기, 무엇보다 엄마와 딸의 진짜 이야기”라며 최우식 하연수 이원근 등 후배 배우들이 과거 장면들을 너무나 사랑스럽게 잘 해줬더라. 그 힘을 받아 후반부 역시 시나리오 느낌 그대로 조화롭게 잘 완성돼 개인적으로는 뿌듯하다. 걱정을 좀 덜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영화를 찍을 때도, 보면서도 내내 엄마를 떠올리게 됐어요. 엄마가 된 지금의 저를 떠올리기도 했고요. 실제로 엄마가 홀로 두 딸을 키우셨는데 얼마나 힘들었을지 새삼 느끼게 되더라고요. 영화 속 상당수 장면들이 실제 제 엄마의 이야기이기도 했고, 어떤 마음은 지금의 제 마음이기도 하고요. 어린 시절에 당연한 줄만 알았던 엄마의 선택, 말과 행동들에 대해 진심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예요.”
‘흥행에 대한 부담감을 묻는 질문에는 그 어떤 때보다 잘 됐으면 좋겠다. 그만큼 나 역시 너무나 애정을 가지고 임했고,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감성이, 메시지가 있다”며 솔직한 바람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작품인데다 워낙 이런 장르의 영화가 자주 만들어지지 않는 요즘이라 더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제가 배우들 가운데 가장 연장자이다 보니 책임감도 크고요. (웃음) 코믹한 장면들도 곳곳에 많긴 하지만 무엇보다 눈물과 감동이 더 진하게 배어있는 작품이에요. ‘엄마의 모든 게, 보는 내내 효도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새해에 가족과 함께 어떤 보이지 않는 ‘단단함을 선사하는, 따뜻하고 희망적인 기운을 선사하는 영화라고 자부합니다.(인터뷰②에 계속)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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