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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뿔난 대치 은마·쌍용 "공공주택까지 짓겠다니…"
입력 2019-01-11 17:34  | 수정 2019-01-14 18:09
◆ 톡톡! 부동산 ◆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상징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쌍용1·2차 아파트 등이 공공주택 건립에 대한 조직적인 반대에 돌입했다. 표면적으로는 주민 협의 없는 일방적인 행정에 대한 반발이지만 네 번 연속 재건축 심의 퇴짜를 맞은 은마아파트를 비롯해 재건축 절차가 늦어지는 아파트들이 주류여서 서울시와 '감정싸움'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각 통로 경비실에서 '공공주택 건립 반대 서명서'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19일 주택시장 안정과 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의료원 주차장 용지와 서울무역전시장(SETEC) 인근 대치동 도로사업소 용지의 공공주택 건립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두 곳은 모두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는 땅으로 서울의료원 용지(7000㎡)에는 공공주택 800가구를, 동부도로사업소 용지(5만3000㎡)에는 공공주택 2200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은마아파트는 동부도로사업소 용지의 대각선 맞은편에 위치한다. 은마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서울시가 기존 용지 활용 계획을 변경하면서까지 이번 공급 계획에 포함한 두 곳에 대해 반대 서명운동을 한다"며 "공급 계획 취소를 요청하고, 관철되지 않으면 집단시위도 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6월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서울시 심의에서 좌절됐다. 기존 49층 초고층 계획안을 서울시 방침에 맞춰 35층안으로 바꿨음에도 네 번째 퇴짜를 맞았다.

서울시가 잇달아 은마아파트 재건축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은마아파트소유자 협의회(은소협)는 '임대주택 없는 1대1' 방식으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역시 임대아파트를 짓지 않을 경우 서울시의 승인을 받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재건축도 기약 없이 미뤄지고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공공주택 대단지까지 '덜컥' 발표되자 주민들 반발이 더 커진 셈이다.
은마아파트 옆 대치쌍용1·2차 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재건축 속도를 내던 대치쌍용2차는 지난해 6월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정부의 재건축 부담금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사업 연기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대치쌍용1·2차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전체 가구 수(쌍용1차 630가구·쌍용2차 364가구)의 80% 넘는 서명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서울시의 공공주택 공급 계획이 주민 반발에 부닥쳐 난항이 예상된다. 2016년 서울시가 SETEC 용지에 '제2시민청'을 조성하려던 계획이 주민과 강남구 반대로 2년 만에 무산된 바 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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