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TV연설로 민주당과 대치…최장기 셧다운 눈앞
입력 2019-01-09 16:57 
[EPA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황금시간대 대국민 TV 연설까지 동원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과 이를 위한 예산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대대적인 여론전을 벌였다.
그러나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강공에 맞서 장벽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면서 연방정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의 해결을 촉구하고 나서 좀처럼 접점을 찾기 힘든 갈등상태가 계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사 황금시간대(프라임 타임)인 오후 9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TV를 통해 9분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멕시코 국경에서 인도적 차원은 물론 안보적 위기가 증가하고 있다"며 57억 달러 규모의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편성해 줄 것을 의회에 촉구했다.
지난 2년간 이민세관단속국(ICE)에서 26만6000건의 체포가 있었고 이 중 10만 건이 폭행, 3만건이 성범죄, 4000건이 살인으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서 수년 간 수천명의 미국인이 밀입국자들 탓에 잔혹하게 목숨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올해 마약으로 사망하는 미국인이 베트남전으로 숨진 미국인 전체보다 많을 것이라면서 밀입국 탓을 하기도 했다.
美민주당 지도부, 트럼프 대국민연설에 맞대응 기자회견 [AP = 연합뉴스]
또한 셧다운의 책임을 장벽 건설에 반대하는 민주당에 돌리며 "정치인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비도덕적"이라며 민주당 측이 백악관으로 와서 자신과 협상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연설에 대해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는 셧다운 사태를 해결할 제안이나 국가비상사태 선포 등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면서 현실을 오도하는 주장이 다수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들은 과거 대통령들이 백악관에서의 황금시간대 대국민 TV연설을 전쟁과 같은 안보적 위기 상황에 국민단합의 목적으로 활용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한 당파적 목적으로 이용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이어 같은 분량으로 방송된 대국민 연설에서 트럼프 책임론을 부각하며 맞섰다. 대통령의 TV연설에 이어 야당 지도부가 '반격 TV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을 인질로 잡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위기를 조장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정부는 다시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정부 운영 재개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강 대 강' 대치를 계속하면서 이날까지 역대 2번째로 긴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기록된 이번 사태는 최장 기록을 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역대 최장 기록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21일(1995년 12월 16일∼1996년 1월 5일)이다. 이번 셧다운은 1976년 이후 역대 20번째 사례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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