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빚 때문에 힘들어하는 가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소득 대비 과도한 빚으로 인한 고통은 개인을 넘어 사회적 비용까지 높인다. 15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통계가 보여주듯 곳곳에서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자포자기 심정으로 삶을 놓아 버리는 가계의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진다. 이에 빚 때문에 고통을 겪었지만 기관(서민금융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채무조정에 성공, 다시 살아갈 희망을 찾은 주변의 사례에서 지금도 과도한 빚 고통 속에 있는 이웃들에게 용기를 전해본다.[편집자주]
#새 직장을 얻어 새 출발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한 번 살아보겠노라 다짐했다. 그러나 취직 전 일정한 직업과 소득이 없던 백수 시절 연체가 거듭돼 신용카드는 정지됐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받았던 대출로 인해 신용등급은 8등급으로 하락해 있었다. 가까스로 4대 보험에 가입되는 취업에는 성공했지만 월급 120만원은 대부업 대출이자 상환만으로도 빠듯했다. 이대로라면 영 앞날이 보이지 않았다.
30대 A씨의 사연이다. 일할 의욕조차 점차 사그라들 즈음 A씨는 우연히 TV를 보다 서민금융진흥원 방송을 접하게 됐다. 저조한 신용등급에다 최근까지 연체 이력도 있어 추가 대출은 꿈도 못 꿨는데 진흥원 상담원은 A씨에게 "소득과 재직이 확인되기 때문에 지금 사용하는 대부업 대출 1200만원, 그리고 생활자금을 위한 대출을 진행해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식을 전했다. 상담원은 다만 "1금융권인 은행권 대출은 어려울 수 있다"며 우선 서민대출 햇살론이라는 상품이 있으니 이것으로 대부업 대출 1200만원을 저금리로 대환할 것을 안내했다. "대부업 대출 상환으로 신용등급이 관리되면 1금융권 상담도 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A씨는 상담을 받고 없던 희망이 샘솟았다.
A씨는 상담 후 저축은행에 햇살론 접수를 서둘렀다. 그 결과 생활자금 900만원, 대부업 전환자금 1200만원을 대출하는데 성공했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훨씬 저금리로의 대출 전환이 알고 보니 가능했던 것이다. 팍팍했던 A씨의 삶에 한줄기 햇살이자 가뭄에 뿌려진 보슬비와도 같은 일이었다. 진행이 완료된 후에도 상담사는 햇살론을 진행하는 동안 불편한 사항은 없었는지 세심하게 물어봐 줬다. 대출을 잘 상환할 시 신용등급이 상승해 1금융권인 은행 대출 또한 가능해진다는 것도 재차 안내해줬다.
A씨는 이제 주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서민금융진흥원에 대해 알기를 바라고 있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한명이라도 더 필요한 도움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A씨가 이용한 진흥원이 운영하는 맞춤대출서비스는 대출에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정책서민금융상품을 비롯, 은행·저축은행 등 56개 민간금융회사의 대출상품의 한도, 금리 등을 한 번에 비교하고 신청(접수)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접수 후 최종 대출 승인율이 약 70%로 높으며 접수 고객에 대해서는 대출 진행상황 등에 대해 피드백도 제공한다. 진흥원은 맞춤대출서비스를 통해 약 14만명에게 1조4000억원 대출을 중개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는 2만3500명에게 2870억원 대출을 중개했다.
유재욱 진흥원 고객지원부장은 "진흥원 맞춤대출서비스를 이용하면 상담 중에도 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출가능 여부를 가조회할 수 있고 수수료도 낮아 다른 경로로 대출을 이용하는 것보다 금리도 낮다"고 소개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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