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음주 운전자에 뇌물 요구한 경찰, 5건 더 밝혀져
입력 2019-01-08 18:21 

지난달 음주 운전자에게 뇌물을 요구한 것이 밝혀진 부산의 한 경찰관이 사건 처리를 하면서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사실이 5차례나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지방경찰청은 뇌물수수 혐의로 모 경찰서 소속 A 경위(53)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A 경위는 지난달 7일 음주운전, 경찰차 파손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화물차 운전기사 B 씨(36)에게 전화를 걸어 "200만원을 주면 음주 교통사고를 단순 음주 사건으로 처리해 주겠다"며 뇌물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앞서 같은 달 1일 오후 5시 20분께 부산 강서구 한 도로에서 운전면허 취소 수준(0.1% 이상)을 훨씬 웃도는 혈중알코올농도 0.263%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적발됐다. B 씨는 경찰이 음주측정을 하자 화물차를 끌고 달아났으나 도로 앞을 막고 있던 순찰 차량 범퍼를 충격하며 붙잡혔다. A 경위가 B 씨에게 뇌물을 요구한 사실은 B씨가 경찰서를 찾아와 A 경위 상급자에게 "돈을 주면 사건이 경미하게 처리된다고 하는 데 사실이냐"고 물으면서 밝혀졌다.
경찰은 A 경위를 직위 해제한 뒤 조사를 벌여 범행 5건을 추가로 확인했다. A 경위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사건을 처리하면서 '사건축소' 혹은 '수사 편의 제공' 등을 명분으로 음주 운전자 3명에게 230만원을 받았고, 2명에게는 100만원을 달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주로 음주 후 차량 파손 등의 사고를 낸 사람들에게 물피 부분은 합의하게 하고 음주운전만 처리하는 방식으로 해 돈을 받았다"며 "원래 물피 사고는 합의를 하거나 종합보험에 가입해 있으면 처벌을 받지 않지만 일반인들이 이를 잘 모르니 혜택을 주는 것처럼 포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A 경위는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경위가 처리한 사건을 전수조사했고 수사 결과를 청문감사실에 통보해 엄중히 문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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