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돌아간 가봉 군인 투데타…정부 "반란군 체포·사살"

서아프리카 가봉에서 알리 봉고 온딤바 대통령에 불만을 품은 군인들이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실패했습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 로이터, AFP통신 등은 현지시간으로 7일 가봉 군인들이 국영 라디오방송국을 장악한 뒤 봉고 대통령을 비판하고 '국가재건위원회'가 구성됐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자신을 '가봉군 애국운동'의 지도자라고 소개한 한 군인은 라디오방송에서 "봉고 대통령의 새해 연설로 볼 때 대통령이 직무를 계속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총으로 무장한 군인 3명은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동영상 등을 통해 "군대가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려고 정부를 장악했다"며 젊은이들에게 호응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군인들의 방송국 점거 몇 시간 뒤 가봉 정부는 쿠데타 시도가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

가봉 정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안당국이 쿠데타를 시도한 반란군 가운데 2명을 사살하고 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아프리카연합(AU)과 프랑스 정부는 가봉 군인들의 쿠데타 시도를 비판했습니다.

무사파키 마하마트 A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아프리카연합이 모든 위헌적인 권력 교체를 거부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며 가봉에서 벌어진 쿠데타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가봉을 식민지로 삼았던 프랑스도 외무부 대변인을 통해 "가봉의 안정은 헌법 규정을 엄격히 지킴으로써 보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위기를 넘긴 봉고 대통령은 작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던 중 뇌졸중으로 쓰려졌고 현재 모로코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봉고 대통령은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 녹화한 새해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가봉 국민에게 "나는 여러분을 곧 다시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가봉은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했고 아프리카에서 정국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국가로 평가돼왔습니다.

봉고 가문은 1967년부터 50년 넘게 가봉을 통치했습니다.

봉고 대통령은 가봉을 42년간 통치한 뒤 2009년 사망한 오마르 봉고 온딤바 전 대통령의 아들입니다.

가봉은 아프리카의 주요 석유 생산국이지만 세계은행에 따르면 국민 3분의 1이 빈곤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