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87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이 광주에서 열렸으나 전 씨가 또다시 참석하지 않자 재판부가 강제 구인 절차에 나섰습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의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전 씨 측 법률대리를 맡은 정주교 변호사는 "전두환 전 대통령께서 독감과 고열로 외출이 어렵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김 판사는 "믿겠지만 오늘이 두 번째 기일"이라며 다음 기일 진행 시 구인영장을 발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변호인 측은 "구인 절차를 밟지 않아도 다음에는 꼭 임의 출석하도록 하겠으니 감안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날 오후 피고인 전 씨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했습니다.
구인장의 유효기간은 다음 공판기일인 3월 11일까지이며 인치 장소와 일시는 각각 광주지법 201호 법정, 3월 11일 오후 2시 30분입니다.
통상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이 출석해야 공판 개정이 가능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형사소송법에 따라 재판부가 구인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의 불출석이 인정되는 경우는 500만 원 이하 벌금 또는 과태료 해당 사건, 공소기각 또는 면소(免訴)가 명백한 사건, 장기 3년 이하 징역 또는 금고, 500만 원을 초과하는 벌금 또는 구류에 해당하는 사건에서 피고인의 신청이 있고 법원이 권리 보호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해 허가한 사건, 피고인만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 등입니다.
다만 법원이 불출석을 허가한 경우에도 피고인은 성명, 연령, 등록기준지, 주거, 직업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이 열리는 첫 공판기일과 선고기일에는 출석해야 합니다.
사자명예훼손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습니다.
전 씨는 위의 사유가 아닌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해 8월 27일과 이날 잡힌 재판에 불출석했습니다.
구인장은 피고인 또는 증인이 심문 등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로 소환할 수 있도록 발부하는 영장입니다.
구인장이 발부된 피고인은 도망할 우려 등이 없으면 인치 후 24시간 이내에 석방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2개월간 구속하고 심급당 2차례에 한해 연장 가능한 구속·구금 영장과는 성격이 다소 다릅니다.
광주지법 관계자는 "구인장은 피고인을 출석하게끔 하는 게 목표다. 피고인의 소재지가 확인되면 출석 통보를 하고 검찰 지휘 아래 수사기관이 집행한다"며 "피고인 등과 미리 연락을 취해 법원 앞에서 집행하기도 하지만 필요에 따라 강제 구인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