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절치부심` 이랜드리테일, 상반기 입성 목표로 IPO 재도전
입력 2019-01-07 15:54 

'임금체불논란'로 기업공개(IPO) 고배를 마신 이랜드그룹이 상장 재도전에 나선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은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목표로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자회사인 이랜드파크의 임금체불 사건이 터지면서 상장예비 심사를 자진 철회한 지 2년여 만이다. 이를 위해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를 위한 실사 조사에 한창이다.
글로벌 경기 불안정성에 따라 시장이 침체된 분위기지만 더이상 상장을 미룰 수 없다는 것이 이랜드의 입장이다. 회사는 이랜드리테일을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 주력 계열사들의 IPO를 추진해 상장사 중심의 지주체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이미 한차례 상장을 연기하며 시장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던 만큼 이번 IPO를 차질없이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더욱이 영업 실적으로 인한 차입금 회복과 신용등급 안정화, 자본금 확충 등 그룹의 재무건전성 문제도 얽혀있는 만큼 이번 상장이 더욱 간절해진 상황이다.

이랜드리테일은 그동안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티니위니(7900억원), 모던하우스(7100억원) 등 주요 브랜드들을 매각하고 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자산을 처분하는 등 차입금 감소를 위한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또 지난 2017년에는 6월에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모집해 지분율 69%를 담보로 6000억원을 확보한 이후 12월에는 이랜드월드 전환우선주 1조원 투자 유치를 단행했다. 지난해 2월 메리츠금융그룹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중·후순위 채권 5000억원 조달에 성공했지만 나머지 선순위 인수금융 5000억원에는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으면서 IPO 일정에 먹구름이 끼기도 했다.
기존 투자자들의 콜옵션 행사와 고금리 사모사채의 부담감까지 떠안았던 이랜드는 로이드·OST가 속한 쥬얼리사업부와 사이판 리조트 지분 매각하고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브리지론 2000억원을 조달받아 기존 투자자들과의 자금 상환을 종결지었다.
3년 동안의 재무 건전성 작업을 통해 300%가 넘었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3분기 기준 160%대까지 낮췄다. 이전보다 자금 유동성에 숨통이 트인 회사는 이랜드리테일 상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정기임원인사에서 30~40대 젊은 전문경영인을 각 계열사에 대거 배치하고 이랜드리테일의 최종양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것 역시 기업 투명성 제고와 IPO 마무리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IPO가 성사되지 못할 경우 그룹이 받을 타격을 감안할 때 이번에는 지난 2016년과 비교해 실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현재 침체된 시장 분위기에 따라 기업가치가 예상치인 2조원 아래로 형성될 경우 주가 희석이라는 또 다른 과제가 닥쳐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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