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높은 집값에 못버텨 경기나 인천으로 이주한 서울시민이 전년에 비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서울에서 경기·인천 지역으로 이주한 인구수(순이동자)는 총 13만1995명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12만3949명, 인천이 8046명이다. 이는 2017년 1~11월 서울에서 경기·인천 지역으로 이주한 10만1821명(▲경기 9만4924명 ▲인천 6897명)보다 29.63% 증가한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주거비용 부담이 늘은 데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맞물리면서 내 집 마련이 상대적으로 쉬운 수도권 외곽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서울 아파트의 3.3㎡당 매매가는 지난 1년간 2180만원에서 2615만원으로 19.95%(부동산114 자료 참고) 올랐다. 지난해 서울 신규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749만원에 달한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2018년 가구특성별 소득원천 가구소득 중앙값(크기 순으로 줄 세웠을 때 한 가운데에 있는 값)의 경상소득(가구원이 근로제공 등의 대가로 받는, 비교적 정기적이고 예측이 가능한, 경상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은 ▲1인 가구 1386만원 ▲2인 가구 3178만원 ▲3인 가구 5555만원 ▲4인 가구 7089만원 ▲5인 가구 이상 7081만원이다. 2~3인 가구가 지출 없이 소득만 10년 간 모아도 서울 시내 전용 84㎡(옛 33평) 아파트를 구입하기 어려운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지역 내 신규 아파트로 눈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 달 경기 고양 식사2지구 A2블록에서 분양한 '일산자이 3차'에 접수된 청약통장(금융결제원 자료 참고)을 보면 해당지역(고양시)에서 들어온 청약 통장 수는 901개인데 비해 기타지역에서 들어온 청약 통장 수는 1936개로 고양시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같은 기간 경기 의정부 가능2구역에서 선보인 '더샵 파크에비뉴'도 의정부시(해당지역)에서 591개의 청약 통장이 접수됐지만 기타지역에서 접수된 청약 통장 수는 743개로 해당지역보다 많았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현재 서울 집값이 규제 여파로 주춤하고 있다지만 최근 2~3년 간 오를 대로 올랐고, 대출금액 축소 등으로 인해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쪽을 선택하다 보니 탈(脫)서울화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면서 "최근 수도권 지역의 교통망 확충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서울 출퇴근의 어려움도 점차 감소하는 만큼 경기·인천 지역으로의 이동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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