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누구에게나 빛나는 시절이 있다. 당신과 나, 우리, 그리고 모든 엄마들에게도. 비범한 과거를 지닌 한 평범한 엄마의 삶을 담은 영화, ‘써니를 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 꿈을 이루진 못한,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감독 조석현)다.
‘그대 이름은 장미는 반전 과거를 지닌 억척스러운 엄마, 홍장미(유호정)의 이야기다. 싱글맘인 장미의 앞에 어느 날 한 남자가 나타나면서 그녀의 파란만장한 과거가 하나둘씩 밝혀진다. 추억 소환 휴먼 드라마 ‘써니로 전 국민을 매료시켰던 유호정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가수의 꿈을 꿔 온 장미는 외모는 물론 가창력까지 훌륭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채 하루를 48시간처럼 살아 온 그녀에게 드디어 남녀 듀오 아이돌로 데뷔할 기회가 찾아오지만 결국 포기하고야 만다. 어느새 화려했던 지난날은 까마득하게 잊은 채 딸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평범한 엄마의 삶을 살고 있는 그녀. 그런 장미에게 또 한 번의 대사건이 일어난다.
감독은 장미의 드라마틱한 과거와 현재를 중심으로 1970년대와 1990년대까지 두 시대를 디테일하게 담아낸다. 하나뿐인 딸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장미와 그녀의 친구 같은 딸 현아(채수빈). 그리고 이들 모녀와 얽힌 명환(박성웅)과 순철(오정세)의 깊은 인연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며 마치 두 편의 영화를 보든 듯하다. 그리고 그러한 장미의 인생을 통해 치열하게 살고 있는 우리들의 지금 이 순간이, 과거 엄마의 삶에도 존재했다는 사실을 뭉클하게 전한다.
다소 단순하고 예상 가능한 전개를 다채롭게 완성시키는 건 오롯이 배우들의 공이다. 우직하고도 따뜻하게 극을 이끌어가는 유호정을 중심으로 진중한 카리스마부터 은근한 코믹함까지 선보이는 박성웅, 수식어가 필요 없는 배우 오정세는 러닝타임 내내 흡입력 있는 연기로 제대로 ‘밀당을 펼친다. 특히 두 남자가 만날 때마다 터지는 예상치 못한 케미는 기대 이상의 킬링 포인트다. 오랜 시간이 흘러 경찰서에서 마주치는 장면을 비롯해 이들이 마주하는 매 순간 웃음이 터져 나온다. 여기에 하연수 이원근 최우식이 연기한 이들의 젊은 시절은 (보이는 그대로) 풋풋함과 설렘을 선사하는 반가운 보너스다.
이처럼 많은 장점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 건, 지울 수 없는 ‘써니의 짙은 그림자 때문이다.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듯 하지만 끌고 가는 방식에서 유사한 지점이 많다. 시대적 배경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풀어가는 큰 플롯이, 과거와 현재의 이음새나 캐릭터들의 쓰임새, 주인공마저 유호정이라는 점에서 상당 부분 겹친다.
보다 시대적 배경을 리얼하게 녹였고 장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큰 관점의 이야기로 뻗어나가긴 하나 그 차별화된 지점이 진화했다기보단 오히려 (‘써니를 지나치게 의식한듯) 한계를 느끼게 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작위적인 사건 구성이나 결말의 감동을 위해 지나치게 신파로 끌어가 몰입도를 감소시킨다. ‘빵빵 터지는 코미디를 영화의 슬로건으로 내놓았지만 톤 조절의 실패다. 가벼운 코미디를 기대한 이들이라면 이질감을 느낄 여지가 충분하다.
‘써니와 마찬가지로 추억을 젖어들게 하는 다양한 ‘음악을 양념으로 썼지만 그다지 효과적으로 제 구실을 하진 못한다. 배우들의 명연기에 함께 웃고, 울고, 감동을 느꼈음에도 영화를 보고난 뒤 여운은 예상 보다 빨리 사라진다. 왠지 모르게 다시금 ‘써니가 보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아류의 슬픈 운명이다. 오는 16일 개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26분.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누구에게나 빛나는 시절이 있다. 당신과 나, 우리, 그리고 모든 엄마들에게도. 비범한 과거를 지닌 한 평범한 엄마의 삶을 담은 영화, ‘써니를 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 꿈을 이루진 못한,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감독 조석현)다.
‘그대 이름은 장미는 반전 과거를 지닌 억척스러운 엄마, 홍장미(유호정)의 이야기다. 싱글맘인 장미의 앞에 어느 날 한 남자가 나타나면서 그녀의 파란만장한 과거가 하나둘씩 밝혀진다. 추억 소환 휴먼 드라마 ‘써니로 전 국민을 매료시켰던 유호정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가수의 꿈을 꿔 온 장미는 외모는 물론 가창력까지 훌륭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채 하루를 48시간처럼 살아 온 그녀에게 드디어 남녀 듀오 아이돌로 데뷔할 기회가 찾아오지만 결국 포기하고야 만다. 어느새 화려했던 지난날은 까마득하게 잊은 채 딸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평범한 엄마의 삶을 살고 있는 그녀. 그런 장미에게 또 한 번의 대사건이 일어난다.
다소 단순하고 예상 가능한 전개를 다채롭게 완성시키는 건 오롯이 배우들의 공이다. 우직하고도 따뜻하게 극을 이끌어가는 유호정을 중심으로 진중한 카리스마부터 은근한 코믹함까지 선보이는 박성웅, 수식어가 필요 없는 배우 오정세는 러닝타임 내내 흡입력 있는 연기로 제대로 ‘밀당을 펼친다. 특히 두 남자가 만날 때마다 터지는 예상치 못한 케미는 기대 이상의 킬링 포인트다. 오랜 시간이 흘러 경찰서에서 마주치는 장면을 비롯해 이들이 마주하는 매 순간 웃음이 터져 나온다. 여기에 하연수 이원근 최우식이 연기한 이들의 젊은 시절은 (보이는 그대로) 풋풋함과 설렘을 선사하는 반가운 보너스다.
보다 시대적 배경을 리얼하게 녹였고 장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큰 관점의 이야기로 뻗어나가긴 하나 그 차별화된 지점이 진화했다기보단 오히려 (‘써니를 지나치게 의식한듯) 한계를 느끼게 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작위적인 사건 구성이나 결말의 감동을 위해 지나치게 신파로 끌어가 몰입도를 감소시킨다. ‘빵빵 터지는 코미디를 영화의 슬로건으로 내놓았지만 톤 조절의 실패다. 가벼운 코미디를 기대한 이들이라면 이질감을 느낄 여지가 충분하다.
‘써니와 마찬가지로 추억을 젖어들게 하는 다양한 ‘음악을 양념으로 썼지만 그다지 효과적으로 제 구실을 하진 못한다. 배우들의 명연기에 함께 웃고, 울고, 감동을 느꼈음에도 영화를 보고난 뒤 여운은 예상 보다 빨리 사라진다. 왠지 모르게 다시금 ‘써니가 보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아류의 슬픈 운명이다. 오는 16일 개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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