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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3주구 HDC 시공사 자격 빼앗기나
입력 2019-01-03 17:29  | 수정 2019-01-03 19:07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3주구) 재건축에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시공 입찰의향서를 제출했다. 조합이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시공사 계약을 취소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중에 다른 대형건설사들까지 끼어든 상황이라 양상이 복잡하게 얽혀 가고 있다.
3일 건설업계 및 3주구 조합원 등에 따르면 대림산업,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 4개 건설사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조합에 시공 입찰의향서를 제출했다. 입찰의향서를 낸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 측이 사업 참여를 공식적으로 요청해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업비만 8000억원 규모인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두 번의 유찰 끝에 작년 4월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 선정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계약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특화설계안, 공사범위, 공사비 등 세부 항목을 두고 조합과 HDC현대산업개발 사이에 이견이 생겨 난항을 거듭했다.
조합 측은 HDC현대산업개발이 당초 약속했던 986억원 규모 특화설계 무상 제공 내용이 빠졌다고 주장했다. 공사비 내역을 두고도 갈등이 심했다. 조합이 입찰에서 제시한 예정 공사비 8087억원에는 아파트 건물 외에 반포천 주변 보도교, 도로, 공원 등 공공기반시설 건축 등의 비용이 포함됐는데 현대산업개발은 아파트와 보도교 이외의 시설과 건축물을 제외했다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7월 주민설명회에서 '단순 실수'라고 해명하면서 갈등은 봉합되는 듯했다. 하지만 본계약 협상에서도 조합과 HDC현대산업개발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조합 관계자는 "특화설계비 부담 등 시공사 선정 전 제시한 입찰 조건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 협상이 불가능하다"며 "부당한 계약임을 총회를 통해 분명히 하고 시공사 계약을 취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조합 측이 정당한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협상 결렬로 인한 시공사 계약 해지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시공자로서 우리 입장을 주민들에게 적극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은 심지어 주민 사이 갈등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계약 취소를 추진하는 조합과 달리 계약 유지를 주장하는 주민들은 직접 협상단을 꾸리고 시공사와 의견 조율에 나섰지만 끝내 조합과의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다.
이처럼 갈등이 격화되면서 시공사 '유지파'와 '해지파'가 연일 문자폭탄을 주민들에게 날리는 폭로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건축조합 임원이라면서 시공사 해지를 반대해야 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며칠 뒤 HDC현대산업개발 직원이라고 신원을 밝히며 주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등 연이은 해프닝이 발생하고 있다. 자중지란을 거듭 중인 3주구 재건축 사업의 향방은 7일쯤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조합이 이날 임시총회를 열어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선정 취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한 조합원은 "주민들도 양쪽으로 갈려 첨예한 대립을 펼치는 만큼 총회 개최 여부와 시공사 계약 해지 여부 모두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손동우 기자 /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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