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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슈퍼대디` 박지헌 "2019년엔 육남매 육아만렙 도전해야죠"
입력 2019-01-03 08:01 
'슈퍼대디' 박지헌은 매일 행복한 전쟁 중이다. 빛찬, 강찬, 의찬, 향, 솔, 담과 그의 아내 서명선 씨는 그를 살게 하는 힘이다. 제공|박지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결혼 후 아이 둘만 낳아도 애국자, 다둥이 부모 소리를 듣는 저출산의 시대. 하나, 둘, 셋도 아니고 넷, 다섯도 아닌, 무려 여섯 아이의 아빠로 데뷔 15년 만에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은 특별한 남자가 있다. 보컬 그룹 V.O.S 맏형인 가수 박지헌(41)이다.
2000년대 중, 후반을 풍미한 감성 보컬로 사랑받았던 시절을 지나 지금은 아들 셋 딸 셋 육남매 아빠로 더 유명한 박지헌에게 2018년은 인생의 잊지 못 할 해였다.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아빠본색을 통해 빛찬, 의찬, 강찬, 향, 솔, 담 여섯 아이와 함께 하는 평범한 (혹은 범상치 않은) 일상을 공개하며 누구보다 뜨거운 응원과 사랑을 받았기 때문.
그는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행복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집에선 여섯 아이들의 끊이지 않는 웃음과 함께, 밖에선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한 가수이자 가장으로서 노래하고 또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 역시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사회적 화두를 고민하는 슈퍼대디이자 워킹파파. 2018년을 마무리하고 2019년 황금돼지해를 맞은 박지헌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만나 인터뷰했다.
"담이가 이제 곧 돌을 앞두고 있어요." 이제는 방송을 통해 만나기 힘든 아이들의 근황에 대해 묻자 막내 이야기부터 시작됐다. 오빠 언니들이 노는 데 조금씩 참견하기 시작했겠다 하자 박지헌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다섯째 솔이의 은근한 견제를 폭로했다. 그러면서 "태어난 해로 치면 연년생은 아니지만 솔과 담의 개월수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연년생 육아가 보통이 아니구나 싶은 걸 느낀다. 연년생 낳으신 분들이 셋째를 잘 안 보는 이유를 이제서야 배우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박지헌이 여섯 아이들과의 일상을 공개한 초창기, 그는 한 달 생활비 금액까지 공개했다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대가족을 부양하는 게 만만하지 않겠다 싶었지만 "생각보다 (가계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다. 더 열심히 일하고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불안함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곳곳에서 그를 찾는 러브콜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잘 나가더라도 엄연히 프리랜서인 만큼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는 건 가정을 이끄는 가장으로서 다행스러운 일일 터다. 여기에 금상첨화는 일이 고되다는 느낌이 아닌, 즐거움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다둥이 아빠' 가수 박지헌은 6남매 육아를 통해 자신의 삶이 180도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제공|박지헌
"만약 아이들이 없었다면 일 하는 것도 이렇게 즐겁진 않았겠죠. 왜 일 해야 하나 고통스러웠을텐데, 지금은 일도 즐거워요. 많으면 많아서 좋고, 없으면 없는대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거니까요. 올해는 첫째, 둘째가 아빠 일 그만 하면 안 되냐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불과 작년까지도, 지난 7년간 제가 진짜 애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거든요. 그랬던 아빠가 매일 바빠졌으니..."
아이들의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미안한 게 아니라, 나 역시 아이들과 시간을 못 보내고 일만 하는 데 대한 갈증이 있다"며 말을 이었다. "아이들에게 제가 친구인 것만이 아니라, 저에게도 아이들이 친구거든요. 애인이 생기면 친구도 안 보이잖아요. 애들이 제 애인이 되니까 아무 것도 안 보이는 거죠.(웃음) 하지만 내가 너무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것도 저것도 다 해줄 수 있는 일이면 얼마나 즐겁겠어요. 감사한 건, 일만 하면서도 가족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거예요. 계속 그 애인 밖에 생각 안 나거든요."
육아(育兒)는 육아(育我)라는 말이 있듯, 박지헌 역시 6남매 육아에 전적으로 함께 하며 많은 부분 바뀌고, 달라졌다.
"어디선가 아이 하나를 만드는 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어요. 세상의 아이들을 가정만이 키우는 게 아니라 사회 공동체가 키워나간다는, 좋은 말이죠. 그런데 저는 그 말을 보는데 거꾸로 와닿았어요. 제 인생을 되돌아보니, 한 아이가 하나의 마을을 만든다라고요. 아이의 존재가 어른들이 살아가는 한 마을이 아니라, 이 지구를 만드는 힘을 봤죠. 아이가 있으면 서너 명이 담배 피우다가도 고개를 돌리잖아요? 생명이 가진 힘이죠. 그런데 그런 아이가 내 삶에 들어오면, 내가 질서 있어져요. 저는 규칙적인 생활도 안 했고, 바르게 사는 사람도 아니었는데 지금은 바르게 먹고, 바르게 자고, 바르게 생각하는 사람으로 변했어요. 오롯이 아이들 덕분이죠. 사람들은 여섯이나 키우며 어떻게 그렇게 사느냐 묻는데, 그 덕분에 내가 건강하게 사는 거예요. 생각의 가벼움, 몸의 날렵함 그리고 건강함을 유지하면서요."
박지헌은 지금의 이 마음이, 둘째를 낳았을 때까지만 해도 깨닫지 못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셋째, 넷째 낳고 나서야, 아내가 그 감각을 알게 해줬다. 아, 이게(아이들과의 관계가) 정말 절절해야 하는 열애구나 하고요. 애들이 15세만 사춘기가 오고, 그 이후에는 (친구와 더 어울리게 되면서) 끝이구나, 시한부니까 정말 뜨겁게 사랑해야 하는 거구나 싶은 것"이라며 "그 감각을 누리겠다 마음 먹으니 정말 그것 밖에 안 보인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 마음 덕분에, 인터뷰 당일도 박지헌은 스케줄을 마치면 무조건 집으로 직행하는 아빠였다. 그에게 저녁 약속은 오직 아이들 그리고 아내였다.
인터뷰 말미 박지헌은 지난 2018년의 소회와 새롭게 시작된 2019년에 대한 마음가짐을 들려줬다.
2018년을 뜨겁게 마무리한 가수 박지헌이 2019년에는 '쉼표'가 있는 삶을 통해 '육아레벨 업(UP)'을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제공|박지헌
"2018년은 정말 너무 감사한 해였어요. 무엇보다 아빠본색 제작진과 나눈 사랑이 너무 감사하죠. 우리 가족은 제작진과 사랑을 했어요. 제작진도 더 이상 우리집에 올 수 없다는 게 가장 슬픈 일이라고 했고요. 제작진 중 비혼주의 작가님들, PD님들의 마음들이 바뀌었는데 그게 우리 가정 때문이라는 말씀도 하시고 확신을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방송하는 팀과 깊은 사랑을 한 것 같아서 너무 감사했어요. 그들도 그런 눈물을 흘렸고 헤어질 때 저도 눈물을 흘렸죠. 그게 2018년의 가장 큰 수혜입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2018년을 보낸 만큼, 박지헌은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다시 가정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2019년은 그래서 놓친 우리의 일상들, 제가 방송 하기 전 지난 7년간 아이들과 누렸던 걸 다시 좀 잡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일이 좀 줄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일이란 게, 많으면 많은대로 다 하게 되거든요. 제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적당히 (일과 가정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을 정도로만 일을 하고 싶어요. 2018년은 너무 일에 몰두돼 있었으니, 일을 하는 것에 대한 감사도, 가정에서의 시간도... 너무 욕심이 많은지 모르겠는데 (웃음), 그걸 다 누릴 수 있는 2019년이 되면 좋겠어요."
박지헌은 인생의 쉼표(,)에 담긴 그만의 철학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아내와 2019년은 잘 쉬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나눴어요. 그래야 누릴 수 있는 게 있다고. 내 마음의 조급함만 없으면, 쉼이라는 것 자체는 굉장히 많은 걸 누릴 수 있는 시간이죠. 2018년을 잘 보여드릴 수 있었던 건, 제가 7년간 아내 그리고 아이들과 고군분투 하며서 살아왔던 게 있었기 때문이에요. 잘 쉰다는 건, 아무것도 안 한다는 게 아니고요, 무언가를 밀어내면 무언가 들어오죠. 제가 가장 힘든 시기 제일 잘했던 일 중 하나가 담배를 끊은 일이에요. 하도 일이 없어서 종일 미드만 보던 나날이 있었는데, 담배를 피우다 생각하니 어느 순간 그런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한 거였어요.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뭐지? 담배를 끊는 거다, 하면서 그 순간 담배를 끊었죠. 무언가를 하려 했던, 본능이 있었다는 게 너무 감사했어요. 그렇게 내 삶의 질서를 방해하는 것들을 밀어내니까 좋은 질서가 들어오더라고요. 뭔가를 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 문제 있던 걸 깨려고 하는 패턴들이랄까요. 2019년 역시 그런 걸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일의 쉼을 통해 육아의 신(神) 레벨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겠다 눙치자 박지헌은 "그렇게 되겠네요"라 반색하며 말을 이었다.
"사실 육아 레벨 업을 위해 쉬는 것이기도 해요. 지난해 너무 일만 하느라 아이들과 시간 많이 못 가졌던 부분도 그렇고. 요즘 제일 관심 있는 게 어떻게 먹을 것인가, 아이들을 언제 재우고 언제 일어나게 할 것인가 거든요.(웃음)"
세상 둘도 없는 행복한 아빠, 박지헌과의 빠듯한 인터뷰 시간은 역시나 기승전 육아로 마무리 됐다. 박지헌의 아빠본색은 끝났지만 2019년에도 계속될 그의 아빠 스토리는 365일 새롭게 이어질 터다. 더 단단하고, 끈끈하고, 뜨겁게.
가수 박지헌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독자들에게 기해년 새해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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