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요구 왜 안들어줘"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 경위서 요구 논란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이 지인의 좌석 변경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며 해당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경위서를 제출하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중국 싼야에서 출발해 부산으로 향하던 에어부산 BX374편에서 앞쪽 좌석으로 자리를 옮겨 무단 착석한 탑승객 A씨에게 승무원은 원래 좌석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A씨의 자리는 6열이었지만, 그는 2열 좌석에 앉았다. 에어부산은 맨 앞줄부터 3열까지는 추가비용 2만원을 내도록 하고 있다. 좌석 등급은 동일하지만 앞좌석에 착석 시 빠르게 짐을 내리고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자리가 비어있는데 왜 앉을 수 없냐"고 불만을 제기했고, A씨의 일행인 B씨 역시 "한 사장 친구"라고 주장하며 "좌석을 옮긴다고 지점장에게도 말했는데 왜 바꿔주지 않냐"고 항의했다.

승무원과 사무장은 기내 매뉴얼을 근거로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앉는 탑승객이 불쾌할 수 있다"고 이들의 요청을 거절했다.
이후 B씨의 연락을 받은 한 사장은 승무원들을 관리하는 팀장을 불러 당시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가 적절했는지 물었고, 담당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경위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번 사태는 에어부산 익명 게시판을 통해 확산됐다. 매뉴얼대로 조치했음에도 직원들이 경위서를 제출한 데 대해 사내 직원들의 불만이 높은 상태다.
이에 대해 한 사장 측은 "B씨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명함을 한 차례 교환한 사이일 뿐"이라며 "A씨가 관절통 때문에 무릎을 펼 수 없어 옆자리가 비어있는 두번째 줄로 이동을 원했는데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한 것은 아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경위서 제출을 요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일각에서 해당 승무원이 승진 대상자였음에도 이 때문에 승진이 누락됐단 지적이 나오자 "해당 팀에 대한 평가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을 뿐 이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