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의장 성명 삭제는 북한이 요구'
입력 2008-07-26 18:23  | 수정 2008-07-26 18:23
【 앵커멘트 】아세안 안보포럼 의장성명에 애초 들어 있던 '금강산 피살사건'과 '10.4선언' 문구가, 최종 성명서에서 돌연 삭제됐습니다.이같은 사상 초유의 사태는 북한이 강력히 수정을 요구했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강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당초 발표됐던 아세안 안보포럼 의장성명에는 우리가 요구한 금강산 피살 사건의 조속한 해결, 그리고 북한이 요구한 10.4 남북 정상선언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그러나 각국 대표단이 모두 떠난 이후에, 이 두 가지 내용이 동시에 삭제된 채로 성명서가 전면 수정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정부 고위 당국자는 의장성명이 수정되면서 파문이 이는 것과 관련해, "우리가 의장성명이 수정되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우리 정부는 애초 의장성명이 요구수준에 미치지 못했지만 수용하기로 한 상황이었다는 설명입니다.결국 북한의 강력한요청 때문에 의장성명이 수정됐다는 일본 교도통신 보도내용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교도통신은 참가국 소식통을 인용해 아세안 안보포럼 의장성명에서 '금강산 피살' 문구가 삭제된 것은 북한의 강력한 요청 때문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의장국인 싱가포르는 북한이 강력히 반발하자 금강산 사건 부분을 삭제했고, 남북 간 균형을 맞추려고 북한이 요구한 '10.4 남북 정상선언에 입각한 남북대화 진전을 지지한다'는 문구도 삭제했다는 겁니다.아세안 안보포럼 의장성명이 수정된 경위는 참가국들의 설명으로 일부 내용이 확인되고 있지만, 외교력의 우세를 장담했던 우리측 주장과 달리 남한과 북한의 입장이 동등하게 참작됐다는 점은 변함 없는 사실입니다.결국 아세안 외교 무대에서 우리의 외교 역량이 상당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mbn뉴스 강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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