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신년사를 발표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북한이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력갱생 가능성을 열어둔 점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신년사를 매년 1월 1일 발표한다. 통산 이전 해에 대한 점검 및 당해의 과제를 제시한다. 대내 정책, 대남 정책, 대외 정책으로 나눠 발표하며 이는 북한의 한해 모든 정책 방향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평가한다.
북한은 신년사를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하면서도 미국의 제재가 지속된다면 '새로운 길'을 갈 것이라고 주장하며 대미 압박을 지속했다. 남한과의 관계에서는 기존의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공동 성명을 이행하자고 언급했으며 특히 개선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해서는 조건 없이 허가한다고 발표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신년사에서 지난해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발표한 '경제 총집중 노선'을 감안한 경제관련 발표가 많았던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올해 신년사는 경제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관련 내용이 많았으며 특히 지난 연말에 이어졌던 남북 철도 연결관련 '수송 능력과 통과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 점을 감안 시 올해에도 철도 연결이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건설 분야에 대해 대규모 SOC 사업과 전력 증가를 위한 국가적인 투자 집중을 감안 관련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올해 김 위원장의 신년사 핵심 키워드는 '경제'와 '평화'다. 지난해의 경우 인민(55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들이 핵(22회), 혁명(22회)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경제(21회) 등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전년과 같은 인민(57회)에 이어 압도적으로 경제(37회)의 언급이 크게 늘어났다. 평화 또한 (10회→25회) 크게 증가했다. 이에 반해 핵(22회→4회)과 전쟁(11회→3회) 등의 위협적 단어의 사용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내부적 목표가 '경제'로 더욱 분명해졌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평화무드를 조성하고 유지할 것임을 재천명한 것으로 보여진다.
대화를 우선하되 장기전에 대한 대비도 있다. 이는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년사 초반에 지난해 경제적 성과를 과시한 이후 본론에 들어가면서 가장 먼저 언급한 구호가 '자력갱생의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였다. 지원에 의존하기 보다는 내부적 단결에 의한 경제발전을 강조한 것으로, 이는 미국과의 대화에 대해 열려있음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음을 밝힌 것과 일맥상통하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는 향후 북미협상의 난관을 예고한다"면서도 "다만 방점은 북미협상 지속에 있다고 보여 협상 과정에서 내부결속용으로 자력갱생을 강조한 목적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북미에 비해 다소 유연한 표현을 썼는데, 결국 올해도 북미대화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의 역할이 중요할 전망이라는 점을 암시했다는 평가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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