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반포주공 33㎡ 상가 상속세 3배로…증여·보유세까지 급증
입력 2018-12-31 17:00  | 수정 2018-12-31 21:13
상가와 오피스텔 기준시가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보유세는 물론 상속·증여세가 급격하게 오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핵심 지역 상가 소유자들에겐 가히 '세금 폭탄'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충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서울시 서초구 반포주공아파트 1단지 내 33㎡ 규모 상가를 보유한 A씨가 올해 사망하고 배우자 없이 자녀에게 이 상가가 상속된다면 토지를 제외한 건물 부문 상속세만 6200만원이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100만원 수준이던 상속세가 1년 만에 3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국세청이 31일 발표한 상가 및 오피스텔 기준시가가 크게 오르면서 생긴 변화다.
매일경제신문이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의 도움을 받아 '2019년 오피스텔 및 상업용 건물 기준시가 정기공시'에 따른 과세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상가 소유자가 내야 할 세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준시가가 30% 오르면 보유세 30%, 증여세 50%, 상속세는 3배 가까이 오를 전망이다. 실제로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본동상가 3블록 지하 1층 A호(면적 33㎡)는 국세청의 기준시가 조회서비스 확인 결과 2018년 ㎡당 2039만3000원이던 기준시가가 2019년 2687만7000원으로 무려 31.8%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분을 반영하면 재산세와 지방교육세를 합친 보유세는 121만1344원에서 159만6496원으로 30% 이상 높아진다. 결국 기준시가 반영분이 고스란히 재산세 상승분에 반영되며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국세청이 고시한 기준시가는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 과세 시 활용되고, 취득세·재산세 등 지방세 계산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재산세법과 그 시행령에 따르면 재산세의 기준이 되는 상가·오피스텔 시가표준액이 결국 국세청의 기준시가를 준용하고 있다. 국세청이 고시한 기준시가가 재산세를 비롯한 보유세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다.
증여세와 상속세 등 거래세 부담은 보유세보다 더 늘어난다. 배우자 없이 성년 자녀에게 증여·상속한다는 가정하에 2018년 기준시가로 1억2054만원인 증여세는 2019년 기준 1억8534만원으로 53.8% 증가하고, 상속세 역시 2146만원에서 6211만원으로 3배가량 늘어난다. 기준시가는 30%를 올렸어도 증여·상속세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얘기다.
주거 형태인 오피스텔은 상가만큼 세금 증가 폭이 크지는 않지만 올해 상속·증여세가 10% 가까이 오를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피엔폴루스 13층 B호(건물면적 384㎡)는 ㎡당 기준시가가 601만4000원에서 637만원으로 약 6% 오른다. 이에 따라 보유세는 415만원에서 440만원으로 30만원가량 늘어난다. 증여세는 7억667만원에서 7억7460만원으로 7000만원가량 증가하고, 상속세 역시 5억3187만원에서 5억8383만원으로 약 10% 늘어나게 돼 기준시가 인상률보다 2배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결국 기준시가 현실화 반영은 보유 및 거래를 위한 세금의 전반적인 상승을 불러일으키며 보유자 부담 확대를 가져올 전망이다. 특히 해당 시뮬레이션은 다른 주택이나 상가를 소유하지 않고 다른 증여와 상속액이 없다고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부과되는 세금은 이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우 팀장은 "기준시가 현실화 명목으로 이뤄진 이번 조치를 통해 최고 30~40%가량 기준시가가 오른 지역은 세금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라며 "특히 대출 여력 등으로 인해 아파트 대체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끌어왔지만 세금 부담 확대로 인해 향후 거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가·오피스텔 기준시가 급등은 올해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 2017년 말 발표된 2018년 기준시가에서도 상당 폭의 기준시가 현실화가 이뤄져 올해의 급등세를 어느 정도 짐작하게 했다.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반포본동상가 3블록 역시 2017년 기준시가(1571만2000원)보다 25%가량 인상된 기준시가가 2018년 적용되면서 세금이 큰 폭으로 인상된 바 있다. 피엔폴루스 오피스텔 역시 2017년 대비 2018년 기준시가 상승률이 13%에 달했다.
정부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고 세금을 더 걷어들이겠다는 큰 그림을 갖고 있다.
■ <용어 설명>
▷기준시가 : 오피스텔 및 상가 건물에 대해 국세청이 매년 발표하는 과세기준 가격. 이와는 달리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표준 단독주택에 대한 '공시가격'은 감정원이 평가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다.
[전범주 기자 /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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