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12월 27일 뉴스초점-트럼프의 럭비공 행보
입력 2018-12-27 20:08  | 수정 2018-12-27 20:44
미국은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저렇게 강한 영향력을 갖게 됐을까요.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전 세계에 군대를 파병하고 무기를 수출하면서 군사적으로 영향을 미친 걸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이 군사적 영향력은 정치와 경제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달러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갖게 했고, 덕분에 미국은, 경제 패권도 갖게 됐지요. 이걸 중국이 자국 위안화로 바꿔보려고 무던히 애를 썼던 것만 봐도 그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은 미국으로 하여금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더더 강해진, 지금의 강대국이 되게 했습니다. 무기 판매로 들어온 엄청난 돈은 차치하더라도 말이죠.

사실, 미국은 수십 년 동안 이런 엄청난 자국의 이익을 '세계의 경찰'이라는 수식어도 포장해왔습니다. 타국에 자신들의 군대를 주둔시키려면 어쨌든 '명분'이 필요하니까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언제까지나 세계의 경찰일 수는 없다.'고 했지요. 겉으로는 '세계 경찰'이라는 명분을 꺼냈지만, 실은 자국의 이익을 가장 우선하겠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였습니다. 마치 지금까지는 미국이, 타국에 은혜를 베풀어 군대를 주둔시켜왔던 것처럼 말이죠.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미국은, 부자 나라의 군대에 보조금을 지급하지만, 이용만 당한다.'는 글도 올렸습니다. 직접 한국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금보다 방위비를 더 많이 내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축소하거나 그 이상의 카드도 꺼낼 수 있다는 속내가 담겨 있었고, 실제로 미국은 우리 정부에 분담금을 1.5배는 더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한미군을, 동맹 차원이 아닌 미국이 일방적으로 한국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여기고, 대가를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뭔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의 대통령들이 '세계를 지킨다.'는 명분 하에 해왔던 일들이, 실은 미국을 위해서 해온 일이라는 걸 간과한 겁니다.


그들 또한 미국을 위해 일해왔습니다. 단지,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좀 더 멀리, 좀 더 넓게 보고 있다는 게 다를 뿐입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의 분담금 증액 발언은 저잣거리에서 보호비 명목으로 상인들 주머니를 터는 주먹패와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동맹이라는 아름다운 포장까지도 이젠 소용없는 시대가 됐다면, 적어도, 우리라도, 좀 더 멀리 보고 좀 더 넓게 보는 안목을 갖고 대응을 해나가야겠습니다. 미국이 저렇게 대놓고 자국 우선 주의로 나간다면, 우리도 살길이 필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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