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어 사라진 IPO…올 신규상장 공모 3분의1로
입력 2018-12-23 17:24 
기업공개(IPO) 공모액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며 상장을 통해 제값을 받기 힘든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도 주가 하락세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의 공모액은 약 2조750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안에 상장할 예정인 기업까지 포함한 수치다. 지난해 기록한 7조9741억원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코스닥시장 공모액은 2조원 넘으며 선방했으나 유가증권시장 상장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4조4484억원을 기록한 유가증권시장 공모액은 올해 7136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13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2014년과 2015년에는 모두 4조원이 넘는 공모액을 기록했으며, 2016년 공모액은 6조4575억원에 달했다.
IPO 대어들이 상장을 미루거나 철회하면서 공모액도 급감했다. 올해 IPO 최대어로 꼽혔던 기업은 현대오일뱅크다. 지난 8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증시 침체로 인해 기업 가치가 당초 예상보다 낮게 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금융당국의 회계 감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연내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몸값이 3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바디프랜드도 지난달 13일 상장예비심사에 돌입하며 본격적으로 IPO 작업에 착수했으나 올해 상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SK루브리컨츠는 올해 상반기 공모 절차를 밟으며 수요예측까지 진행했으나 예상 공모가가 회사 기대치를 크게 밑돌자 상장을 철회했다. SK루브리컨츠 공모 규모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SK루브리컨츠 이후에도 상장 철회는 이어졌다. 9월에는 카카오게임즈와 HDC아이서비스가, 11월에는 CJ CGV 베트남홀딩스가 각각 상장을 철회했다. CJ CGV 베트남홀딩스는 CJ CGV의 베트남법인이다.
아시아나IDT는 올해 상장에 성공했으나 공모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당초 공모 희망가는 1만9300~2만4100원이었으나 최종 공모가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1만5000원으로 정해졌다.
내년 초까지 IPO 시장이 계속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어급 IPO 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이 1조원에 육박하는 기업은 외국에서도 공모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 정치적 이슈로 인해 시장이 흔들리고 미국 증시도 급격히 하락하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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