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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예능 침체기, 효자 3인방은 여전 [M+연말결산…KBS②]
입력 2018-12-23 10:11 
‘옥탑방의 문제아들’ ‘엄마아빠는 외계인’ ‘1%의 우정’ ‘TV는 사랑을 싣고’ ‘동물의 사생활’ ‘삼청동 외할머니’ 포스터 사진=KBS
[MBN스타 김노을 기자] KBS 예능을 대표하는 장수 프로그램들이 박수칠 때 떠났다. 아쉬움이 크지만 제 몫을 다 해낸 장수 예능에 시청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신규 편성된 프로그램도 쏟아져 나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안타까움을 남겼고, ‘효자 3인방 활약은 계속됐다.

◇ 20개 육박하는 新예능, 시청자는 갸우뚱

새로운 시도와 뻔한 시도가 공존했다.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대거 편성해 다시금 도약을 노렸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1%의 우정 ‘하룻밤만 재워줘 ‘엄마 아빠는 외계인 ‘삼청동 외할머니 ‘잠시만 빌리지 ‘은밀하고 위대한 동물의 사생활 ‘꿀잼 퀴즈방 ‘2018 TV는 사랑을 싣고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옥탑방의 문제아들 ‘볼빨간 당신 등 신규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을 찾았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추세다. 신규 편성된 예능 프로그램 중 다수가 조기 종영하거나 화제성을 얻지 못했고, 평일 황금 시간대에 편성되고도 시청률 5% 벽을 넘지 못했다.

물론 그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지난 9월, 8년 만에 돌아온 ‘2018 TV는 사랑을 싣고는 화제성을 잡으며 순항 중이다. 스타들의 화려한 모습 뒤에 감춰졌던 인간적인 면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시선을 붙잡아두고 있다.


KBS 신규 예능의 부진 속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바로 방송인 김생민의 성추행 의혹으로 불명예 종영한 ‘김생민의 영수증의 성공이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지난해 말 첫 방송을 시작한 뒤 남녀노소 불문,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김생민의 새로운 모습은 물론 제작자로서 송은이의 모습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신선함이 가득한 프로그램이었다. 시청률도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지난 4월 김생민이 2008년 노래방에서 방송 스태프를 성추행한 사실이 피해자의 미투 폭로로 밝혀졌다. 이후 김생민은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했고 ‘김생민의 영수증은 ‘스튜핏스럽게 종영하고 말았다.

‘해피선데이 ‘살림남2 ‘불후의 명곡 포스터 사진=KBS

◇ 효자 3인방, ‘해피선데이 ‘불후의 명곡 ‘살림하는 남자들2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도 있다. ‘해피선데이 ‘불후의 명곡 그리고 ‘살림하는 남자들2는 기복없는 시청률로 침체에 빠진 KBS 예능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피선데이는 몇 년 전 명성만 하진 못하지만 꾸준히 10%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두 코너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1박2일은 지난 16일 방송에서 각각 시청률 10.9%, 14.4%을 보이며 여전히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음을 증명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경우 평소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축구선수, 배우, 아이돌 출신 사업가 등의 육아 일상을 비춤으로써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기비결은 단연 귀여운 아이들이다. 이장꾸, 삼둥이, 추블리의 뒤를 잇는 비글 5남매, 똘똘 승재, 나은 요정, 봉블리, 먹방 윌리엄이 랜선 이모, 삼촌의 마음에 불을 지피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음악 예능이 쏟아지던 때가 있었다. ‘불후의 명곡은 비슷한 시기 나온 음악 예능 속에서 살아남았다. 코미디언 신동엽의 맛깔 나는 진행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전설과의 만남 그리고 미처 알아보지 못한 가창력 제왕들은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또한 다양한 연령대의 출연자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화제를 모으는 데 성공한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도 제 나름의 몫을 다하고 있다. 홀로 자녀를 키우는 김승현, 김성수와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최민환, 율희 부부의 고군분투는 보는 이의 웃음 세포와 눈물샘을 자극한다.

‘살림남2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대부분 공감할 아이의 사춘기와 이성교제, 가족간 교육법 갈등, 사돈 갈등 등 현실적인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담아내고 있다. 시청자들과 공감에 쌓는 데 성공한 ‘살림남2는 시즌1에 이어 안정적으로 안방극장에 안착했다.

‘콘서트7080 ‘1대100 포스터 사진=KBS

◇ 수십 년 역사를 남기고 떠난 장수·간판 프로그램

올해 KBS 예능/시사교양 장수, 간판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폐지의 길을 걸었다. 예능 중에는 ‘콘서트 7080 ‘1대100이 막을 내려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2004년 11월 첫 방송된 KBS1 ‘콘서트 7080은 663회를 끝으로 지난 11월 3일 막을 내렸다. 14년 만에 폐지된 ‘콘서트 7080은 각박한 세상살이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낭만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 방송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또 진중하면서도 맛깔나는 진행 1인자 배철수는 본방사수를 부르는 데 한몫을 담당했다.

KBS2 ‘1대100도 11년 만에 종영했다. 지난 2007년 5월 첫 방송된 ‘1대100은 다양한 퀴즈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함은 물론 여러 분야의 지식을 전파하기도 했다. 종영 이유는 라이선스 계약 종료다. 네덜란드 엔데몰사의 ‘1 vs. 100 판권을 사서 제작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절차이긴 하지만 기분 좋은 익숙함을 선물했던 예능이 사라지는 데서 오는 아쉬움이 짙다.

‘1대100의 역대 우승자는 22명, 그들이 총 획득한 상금은 10억7천500만 원이다. 최후의 1인 우승자는 604명, 이들의 상금 총액은 28억7천만 원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도 남겼다. 지난 18일 방송된 마지막 회는 시청률 5.5%를 기록하며 그동안의 시청률과 큰 차이 없이 종영했다.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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