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美 경제전망 하향조정에 코스피 2060선으로 후퇴
입력 2018-12-20 17:34  | 수정 2018-12-20 19:45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상보다 여전히 매파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FOMC의 예상 행보를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나쁘지 않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72포인트(0.90%) 내린 2060.12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마감 기준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15억원, 9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은 63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FOMC 회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2.25~2.50%로 0.25%포인트 인상하고, 내년 금리 인상 전망치 횟수를 사실상 종전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시장 전망과 일치했다.
그러나 연준 성명서에는 '점진적 금리 인상' 문구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이 경기 전망에 미칠 영향에 대해 모니터링하겠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를 두고 예전보다는 매파적 시각이 완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시장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연준은 다소 느슨해진 매파적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해 경기 둔화 우려까지 확산시켰다. 이로 인해 간밤 뉴욕증시는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가장 큰 문제는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성장률이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 발언이었다"며 "FOMC에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이 달러화 약세에 따른 신흥국 통화 강세와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이었는데, 달러화 강세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국내 증시와 여타 신흥국 증시의 반등 시점이 또다시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12월 FOMC 결과는 실패한 비둘기 흉내"라며 "성명서 문구 조정이나 기자회견 내용이 현재의 경기와 금융시장 분위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에 미달했다"고 말했다.
반면 연준이 미국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우호적이란 분석도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파월 의장의 통화 긴축 관련 발언이 국내 증시에 하루 이틀 정도 영향을 주겠으나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오 센터장은 "파월 의장이 점도표상으로 금리 인상 횟수를 조절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나쁘지 않은 뉴스"라며 "이번 FOMC 결과가 시장에 일시적 충격을 줄 수는 있으나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와 유가 하락, 금융시장 불안심리 확산 영향 등으로 내년 연준의 정책 기조는 지금보다 크게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안도감은 유효하며 글로벌 증시의 하락 압력을 높였던 불확실성 변수도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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