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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부진에 불화까지…초라한 무리뉴의 쓸쓸한 퇴장
입력 2018-12-19 05:30 
조세 무리뉴 감독은 3년 전처럼 시즌 도중 짐을 쌌다. 사진(英 맨체스터)=ⓒ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조세 무리뉴(55) 감독이 또 다시 불명예 퇴진했다. 팀만 다를 뿐이지, 비슷한 점이 많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18일(이하 현지시간) 무리뉴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놀랍지 않은 소식이다. 입지가 좁아진 무리뉴 감독은 16일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전 완패 후 경질 가능성이 커졌다.
맨유는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희망을 잃었다. EPL 출범 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개막 17경기에서 7승 5무 5패에 그쳤다. 6시즌 연속 우승은 물 건너갔다. 선두 리버풀과 승점 19차로 우승 가능성은 0%에 가깝다.
21경기가 남았으나 반등 기미는 보이지도 않았다. 내용도 엉망이었다. 득점은 적었고 실점은 많았다. 박진감도 사라졌다. 지루했다. 우승후보 평가는 사라졌고 강팀의 이미지도 지워졌다. 이제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스스로를 ‘스페셜 원이라고 표현했다. 수많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모두 정상을 밟았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도 두 차례나 우승했다.
맨유에서도 훈장은 적지 않았다. UEFA 유로파리그, 리그컵, 커뮤니티실드 등 세 개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무리뉴 감독의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지 않았다. 세 번째 시즌만 되면 미끄러졌던 징크스는 또 깨지지 않았다.
2016년 5월,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무리뉴 감독은 3+1년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지난 1월 옵션 조항을 써 2020년까지 계약기간을 연장했다.

큰 탈만 없다면 맨유에서 네 번째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의 ‘장기 집권은 없었다. 이번에도 세 번째 시즌에 물러났다.
무리뉴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후 한 팀에서 네 시즌 이상 보낸 적이 없다. 레알 마드리드와 인터 밀란에서 계약기간 만료와 함께 떠나기도 했지만, EPL에서는 늘 중도 퇴진했다.
3년 전에도 무리뉴 감독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첼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당시 첼시는 4승 3무 9패로 성적이 참담했다. 16위로 강등 위기까지 몰렸다. 한 시즌 전 첼시는 우승팀이었다. 한 시즌 만에 몰락이었다.
무리뉴 감독과 맨유의 동행은 오래갈 수 없었다. 성적부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으나 많은 게 맞지 않았다. 실리를 추구하는 무리뉴 감독은 공격 지향적인 감독이 아니다. 그가 맨유와 계약했을 당시에도 우려됐던 부분이었다.
또한, 선수들과 마찰이 심했다. 신뢰 관계는 깨졌다. 첼시는 물론 맨에서도 불화로 선수단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3년 전의 과오를 답습한 셈이다.
그리고 더 이상 무리뉴 감독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누구도 그를 옹호하거나 두둔하지 않는다. 초라해진 그는 쓸쓸하게 퇴장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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